(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징계위)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이라는 처분을 내리기로 의결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집행한다.
임기가 내년 7월까지인 윤 총장은 이번 징계위 의결로 향후 2개월간 '식물 총장'으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징계 집행을 마무리하게 되면 정직 기간 동안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일각에선 윤 총장이 정직 기간 동안 출범이 예상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호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 징계위는 15일 오전 10시34분부터 자정을 넘긴 16일 오전 4시까지 약 17시간30여분에 걸쳐 윤 총장의 징계 여부와 수위에 대한 2차 심의를 진행한 뒤, 정직 2개월로 의결했다.
그간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선 윤 총장이 해임이나 면직, 최소 정직 6개월 이상의 처분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소 수위가 낮은 정직 2개월이라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 배경엔 1차 심의 과정을 통해 징계위원들 면면이 공개되면서 이들이 의결에 상당한 신중을 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허술한 판단을 했다간 여론의 질타를 받을 수 있어서다.
당연직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제외하고 징계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과 신성식 대검 반부패부장, 안진 전남대 법전원 교수 등은 지난 10일 1차 심의 때 처음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아울러 윤 총장 측에서 징계위 심의 전부터 법무부 측의 징계위원 명단 공개 거부나 기록 열람 문제 등에 대해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문제를 삼아오며 법적공방을 예고한 점도 징계위원들로서는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에서는 징계 처분에 따라 행정 소송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다. 그간 징계위 심의 때 기피신청이나 징계위원 충원 요청 등에 대해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기록으로 남겨달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징계위 의결 과정에선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많이 갈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 위원장은 이날 의결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징계 양정과 관련해) 오랫동안 토론을 했다"며 "해임부터 정직 6개월 등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가 되지 않으면서 토론을 계속 했지만, 결국 법률에 따라 결정을 하게 됐다"며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검사징계법에 따라) 과반수가 될 때까지 (의견을 더해) 피청구인에게 유리한 양정으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검사징계법은 징계결정에 있어 의견이 나뉘어 과반수에 이르지 못한 경우, 출석위원 과반수에 이르기까지 징계혐의자에게 가장 불리한 의견의 수에 차례로 유리한 의견의 수를 더해 그중 가장 유리한 의견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4명으로 구성된 징계위원들이 각자 다 다른 의견을 냈을 경우 윤 총장에게 가장 불리한 의견부터 차례대로 나열해 과반수가 넘는 3번째에 위치한 의견으로 의결을 한다는 뜻이다.
다만 징계위 의결이 자정을 넘겨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이유가 징계 '명분쌓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무부 징계위원들 쇼 하느라 고생 많았다. 을사보호조약으로 국권을 넘겨준 을사5적도 이만큼 고생하진 않았을 것 같다"며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새벽 4시 넘어까지 벌일 필요가 뭐 있었나"라고 비판했다.
이번 정직 징계 의결로 윤 총장이 공수처 수사대상 1호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한 데다 전날(15일) 문 대통령이 공수처법 개정안 공포안에 대해 긴급 재가를 내리면서 즉각 시행됐기 때문이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경우 현재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도 공수처로 이첩될 수 있어 정직 처분을 받은 윤 총장이 1호 수사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윤 총장은 현재 이른바 '재판부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는 사유로 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사의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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