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 페리어는 미국 워싱턴 D.C.의 정책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orea Economic Institute of America)에서 2015년부터 한·미 정치·경제 분야 연구를 맡고 있다. 페리어는 2020년 팬데믹 이후 한국의 방역체계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적 방식을 유지하면서 공중보건을 지키는 데 성공할 수 있는지 가장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제3차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대부분의 나라보다 잘 대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염병도 경제위기도 잘 막았다
페리어는 한국이 방역뿐 아니라 경제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OECD 국가 중에 경제위기를 가장 잘 극복한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이는 팬데믹 대처가 결국 경제발전에도 기여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페리어는 “팬데믹 초기 전세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한국의 내수시장은 상품 거래시장 타격이 비교적 약한 편이었다”며 “게다가 한국이 전문으로 하는 첨단기술 상품은 올 초 미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회복력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보며 “한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과 녹색기술에 계속해서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인상은 최대한 천천히
가장 큰 바이든 행정부 리스크는 ‘금리 인상’이다. 팬데믹발 경제위기를 견디기 위해 각국은 지속적인 경기부양정책을 썼고 미국은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팬데믹의 종료와 함께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미국이 빠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금리 인상은 경제의 정상화를 의미하지만 가계와 기업에 부채 이자를 증가시켜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힘들다는 게 페리어의 전망이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 of Governors)가 팬데믹 이후 경제 취약계층의 상태를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현금을 빠르게 회수할 경우 재정적인 타격이 우려돼 지나치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세계경제의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중 사이 낀 한국 어떻게?
바이든 행정부 시대의 한국은 미·중 두 강대국의 대립으로 인해 딜레마에 놓인 형국이다. 페리어는 “미국이나 중국이 한국에 한쪽의 선택을 강요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 중국과의 모든 거래에서 더 높은 규제를 요구하겠지만 한국에는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가장 큰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IT 생산 체인이 탈동조화를 보이는 것이지만 한국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두 나라의 중간지점을 잘 탐색하면 된다”며 “한국이 공중보건이나 기후환경 같은 중요한 영역에 3자 협상자로 참여할 경우 미국이 정당성을 찾고 보다 공정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