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에 정부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한 데에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의 이란 방문이 추진되고 있던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것도 요인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사건에도 일단 이를 취소 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최 차관은 당초 예정대로 오는 10일부터 2박 3일간 이란을 방문해 선박 억류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사태의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란 당국은 우리 선박을 억류한 이유로 '해양 오염'을 들었다. 이란 해양청이 한국케미호의 해양 오염 활동을 파악하고 고소를 진행해, 사법절차가 개시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해외 언론과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최악으로 치달은 미국-이란 관계가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이며 한국케미호는 불똥을 맞은 것이라는 진단이 계속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동결된 한국 이란 중앙은행 계좌 내 원유 수출대금을 받기 위한 압박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나 역시 근본에는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까지 한국과 이란이 제재와 관련 없는 인도적 교역을 통해 동결 자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에 대한 외교 협의를 진행해왔음을 강조하면서 "이란 강경파들이 미국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자신들의 세력 강화를 위해 외교를 방해하는 수단으로 선박 억류를 택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3일이 미국이 드론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피살된지 1주년이었다는 점도 한국케미호가 미국-이란간 긴장 관계 속에서 애꿎은 불똥을 맞았다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미국은 최근 이란에 B-52폭격기를 이동 배치한데 이어 앞서 이날 대이란위협 확대를 이유로 핵항모 니미츠함를 중동 지역에 계속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니미츠함의 본토 이동을 발표한지 나흘만에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