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동 정인양의 당시 학대정황을 입양기관이 알고도 방치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 여론이 뜨겁다. 사진은 지난 5일 정인양이 안치된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정인양을 추모하는 글이 적힌 모습. /사진=뉴스1
양부모의 학대로 입양아동인 정인양이 끝내 숨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들끓는 가운데 입양 절차를 진행한 홀트아동복지회(홀트)가 정인양의 학대 정황을 발견하고도 방치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뜨겁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입양기관 사후관리 경과’ 자료에 따르면 홀트아동복지회는 정인양에 대한 학대의심 신고를 받고 가정방문을 실시했지만 ‘아동 양육에 민감하게 대처하라’는 정도의 안내만 하고 돌아갔다. 홀트아동복지회는 당시 정인양의 배와 허벅지 안쪽 등에 생긴 멍자국을 확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5개월 뒤인 10월13일 정인양은 끝내 숨졌다. 입양모 장씨는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고 입양부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보건복지부의 ‘입양 실무 매뉴얼’에 따르면 입양기관은 입양 신고일로부터 1년 동안 입양가정에 대한 사후관리를 의무 실시해야 한다. 정인양의 입양 일자는 지난해 2월3일로 홀트아동복지회의 의무 사후관리 기간은 아직 유효하다.

홀트아동복지회는 매뉴얼에 따라 지난해 3월23일, 5월26일, 7월2일에 걸쳐 세 차례 가정방문했다. 3월 1차 방문 보고서에 홀트아동복지회는 ‘특이사항 없었으며 부부와 아동 및 친생자녀는 건강하고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썼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A씨의 학대는 3월부터 이미 시작됐다.

5월 2차 방문에서는 정인양의 신체에 멍자국이 발견됐고 양부모는 홀트아동복지회에 멍자국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같은달 25일에 진행된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조사에서 양부모는 정인양의 오다리 교정을 위해 다리 마사지를 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월29일과 9월23일에는 정인양에 대한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6월 1차 신고에 대해 경찰은 혐의없음 판단을 내렸고 홀트아동복지회도 같은해 7월2일 가정방문을 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학대 의심 신고가 재접수된 지난해 9월에는 홀트아동복지회의 가정방문 요청을 A씨가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정인양의 체중은 약 1kg 줄었고 경찰이 양부모를 대질조사했지만 이 역시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