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고등법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가법) 등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병기 전 국정원장에겐 징역 3년을, 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겐 징역 3년6개월과 자격정지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박근혜씨의 요구에 따라 범행에 소극적으로 응했고 피고인들이 개인적으로 유용하진 않았다"며 "이전에도 청와대나 대통령 측에 특활비를 전달해왔던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국정원 예산을 불법적으로 은밀하게 대통령에게 전달한 행위는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3년~3년6월을 선고한 1심 양형을 기본으로 하되 유·무죄가 달라진 부분이나 피고인들의 개별적인 사정을 추가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남 전 원장은 재임 중 국정원장 앞으로 배정된 특활비 중 6억원을, 이병기 전 원장은 8억원을, 이병호 전 원장은 21억원을 각각 박씨 측에 상납한 혐의 등을 받는다.
1심은 국고손실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남 전 원장에게 징역 3년을,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에게 각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일부 뇌물공여 혐의를 무죄로 인정하고 특가법상 국고손실 혐의도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남 전 원장은 징역 2년을,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은 각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형이 줄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국정원장은 특활비 집행과 관련해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 오해 등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법원에서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및 국정농단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근혜씨에 대해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지난 2018년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확정받은 징역 2년까지 더하면 박씨의 총 형량은 징역 2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