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장판사는 청량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8년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거쳐(20기) 지난 1994년 서울지법 북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인천지법 부천지원, 서울고법 등에서 판사 생활을 거친 정 부장판사는 국회 파견 이후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법원 내 회생·파산 사건 전문가로 통하는 정 부장판사는 평소 치료 사법을 시범 실시하는 등 실험적인 소송 지휘로 주목을 받아왔따.
지난 2019년 정 부장판사가 재판장으로 있는 서울고법 형사1부는 음주 뺑소니를 한 뒤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30대 남성에게 국내 최초로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재판부는 이 남성을 보석으로 석방하되 조건으로 금주와 이른 귀가 등을 걸었다. 3개월간 매일매일 보고서도 작성케 한 뒤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이 이를 감시하고 격려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후 재판부는 "음주 자체를 하지 않으며 절제된 생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형을 깎았다.
또 지난해에는 아내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60대 노인이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입원 중인 병원으로 직접 찾아가 재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 노인에게도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치매전문병원으로 주거를 제한해 계속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정 부장판사는 지난 2019년 10월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도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삼성그룹에 '준법감시제도' 도입을 요청하는 등 이례적인 소송 지휘를 선보였다.
다만 정 부장판사가 처벌보다 회복에 방점을 둔다고 해서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아니었다. 정 부장판사는 수천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를 받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에게도 사내 준법감시제도를 요청했으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이 회장을 법정구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