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8일 청와대에서 열린 4부 요인 회동에서 조정식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청와대가 헌법 개정의 최대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국회의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국민적 수용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원칙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제왕적 대통령 중심제가 가진 문제성에 공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헌은 국회의 200석 이상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국회에서 논의되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중임제 대통령제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므로 내각제는 아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특정 지칭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개헌 합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게 대통령의 원칙이며 여러 번 밝힌 바 있기에 다시 한번 이 부분에 관한 원칙을 확인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분권형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야권의 '연임용 개헌'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4선·경남 양산시을)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하면서 '분권형 개헌' 제안에 공감했다.

김 의원은 당시 이 대통령에게 "승자 독식 구조의 헌법 체계 하에서 모든 권력도 책임도 한 사람한테 몰려 있다"며 "그렇다 보니 결과적으로 임기가 끝나면 감옥에 가거나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체제를 공존의 형태로 권한과 책임을 나누는 분권적 차원으로 바꿀 때가 됐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을 그런 방향으로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연임용 개헌' 의혹 제기와 관련해선 "지금 대한민국 수준에서 독재니 연임이니 이런 게 맞는 이야기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며 "헌법 개정을 위한 국회 정족수 부분에서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때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면서 대선과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임기를 1년 단축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지난해 대선 당시에도 4년 연임제 개헌 등을 재차 공약했다. 다만 임기 단축 문제에 대해선 지난해 5월 "국가 최종 책임자의 임기 문제는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민 이견이 없는 사안을 중심으로 한 단계적 개헌 추진 의지를 공언했다. / 사진=뉴스1




이 대통령 지지율 44%, 취임 후 최저직전 조사 대비 7%P 하락, 부정평가 46%

이날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4%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선 이른바 '데드크로스'도 처음 발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4%였다. 이는 직전 조사인 7월 4주차(51%)보다 7%포인트(P) 내린 수치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직전 조사보다 8%P 오른 46%로 집계됐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수치상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 '의견 유보'는 10%였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19%)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민생'(15%), '전반적으로 잘한다'(8%), '소통'(7%) 순으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30%)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민생·고환율'(13%), '전반적으로 잘못한다'(7%), '검찰 권한 축소'·'독재·독단'(각 5%)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71%)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긍정 평가가 50%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과 인천·경기가 각 42%였고 부산·울산·경남이 41%로 40%대 초반에 머물렀다. 대전·세종·충청 역시 40%대에 그쳤다. 대구·경북은 35%로 30%대까지 내려갔다.

연령별로는 40대(58%)와 50대(56%)에서 과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18~29세(30%)와 30대(37%), 70대 이상(35%)에서는 30%대에 그쳤다. 60대 지지율도 40%대에 머물렀다. 성향별로는 진보층(70%)에서 긍정 평가가 우세했고 중도층은 43%, 보수층은 21%였다.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두 달 무렵인 2022년 7월 데드크로스(긍정 37% 대 부정 49%)가 발생했다. 2017년 5월 취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12월 셋째 주 조사(45% 대 46%)에서, 2013년 2월 취임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6월 셋째 주 조사(43% 대 48%)에서 각각 처음으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밑돌았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한국갤럽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