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정부세종청사 입구에서 피켓이나 확성기 하나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이들을 종종 본다. 대형 공공시설 건설로 삶의 터전을 빼앗겼다며 단식에 나선 농부, 비정규직 해고를 일삼는 회사를 고발하는 노동자, 도로공사 발파소음으로 키우던 가축이 죽었다는 농장주인…. 사연은 다양하다.
여러 대의 차량과 인력을 동원한 대규모 집회가 있을 땐 이들의 외침이 묻히기도 한다. 야당 정치인이 성지(聖地)인 양 순례하는 사회적 관심이 높은 시위도 아니요, 시민단체나 노동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들의 외침은 정부청사로 향한다. 교통 소음이 거의 없는 청사 주변은 이들 시위자가 틀어놓는 확성기 소리가 유독 세게 느껴진다. 출근길, 점심 이동길 마주치는 데시벨 높은 확성기가 짜증스러운데도 꾹꾹 누른 공무원들의 심정을 청사 한켠 기자실에 머물고 있는 처지에서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드러내 표현은 안 하지만 왜 불만이 없겠나. 청사 내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요즘 투쟁가를 따라 부른다는 웃지못할 하소연을 하고, 어느 시위자가 틀어놓는 장송곡에 하루종일 곡소리 환청에 시달린다는 불평 불만도 늘어놓는다.
행정의 1번지 세종청사에서 펼쳐지는 피켓, 확성기 시위는 세심한 민생 행정을 하지 못한 관료집단을 향한 울분이다. 짜증스러운 감정을 너희들도 느껴봐! 라고 하는 공격이 결코 아니다. 비제도권에서 벌어지는 차별에 항거하는 법을 잘 모르는 약자들의 호소다.
최근 청사 기자실에서 나와 점심 장소로 이동을 하는데 한 할머니가 청사 1층 로비에서 "환경부 과장님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아무리 외쳐도 사연 한번 들어보려는 공무원 하나 없는 모습에 씁쓸했다. 청사 경비 한 직원만이 할머니에게 "서 있기 힘드실텐데 앉아서 하세요"라며 의자 하나 갖다 주는 모습이 전부였다.
엄동설한에 거리에 나선 이들에게 필요한 건 '관심'이다. 사회 불합리와 차별, 손닿지 않는 행정복지는 이들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간, 기업 노동현장과 자영업장, 주거지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추운데 이제 그만 들어가시지' 이런 생각 대신 먼저 다가서 넋두리라도 들어주는 작은 행동 하나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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