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HMM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HMM 조기 민영화에 나선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인수 후보는 포스코로 꼽혔다. 포스코의 물류 진출 얘기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 물류회사 설립은 숙원사업이다. 1990년 박태준 회장 당시 거양해운을 인수했다가 5년 만에 한진해운에 매각했다. 2009년 포스코는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에 실패한 이후에도 꾸준히 물류업 진출을 노려왔다. 2018년 산은으로부터 HMM의 인수를 제의받기도 했지만 당시 HMM의 경영 정상화에 의문이 커 이를 거절했다. 지난해에는 그룹 내 물류 업무 통합 운영법인 '포스코GSP(가칭)'를 출범해 물류업 진출 꿈을 이룰 듯 보였지만 해운업계의 반발로 철수했다.

포스코와 물류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이유에는 '원가 절감'이 있다. 포스코그룹의 운송물자는 1억60000만톤에 이른다. 철강 원료 구매, 국내외 제품 판매와 관련된 각종 운송 계약은 포스코 내부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다.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강판, SNNC 등 계열사별로 물류 기능도 흩어져 있다. 포스코그룹의 연간 전체 물류비는 6조원으로 총매출액 대비 10% 수준이다. 

이 안에는 중복 비용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가령 포스코는 한 해 1800만톤의 철강을 수출하고 1억톤의 원료를 들여온다. 종합상사인 계열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 세계에서 취급하는 물량은 수천만톤이다. 포스코로서는 한 노선에서 두 개의 선박이 실어 나르던 물량을 하나의 배로 운반하면 원가 절감을 실현할 수 있다. 선사와 불리한 조건에서 협상하거나 해다마 수백억원씩 추가로 지출한 체선료를 치르는 일도 줄어든다. 체선료는 선박에서 화물 양륙이 늦어져 발생하는 비용과 손실에 대한 요금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는 포스코가 장기적으로는 물류 자회사 설립, 해운사 인수 등을 통해 물류 통합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해운업계의 반발로 자회사 설립을 철수한 포스코는 현재 최정우 포스코 회장 직속으로 물류사업부를 신설하고 계열사의 모든 물류 인력을 이 조직으로 집결시킨 상태다.  

해상법 학자인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해상법 교수는 "포스코가 철광석을 나르는 벌크선사를 인수할 경우 해운법상 문제가 된다"며 "HMM 등 컨테이너선사를 인수하는 데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HMM의 벌크선 비중은 10%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컨테이너선"이라며 "만약 포스코가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벌크선 비중은 늘리면 된다.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선박을 통해서는 다른 화주의 물건을 실어 나르며 내부거래 비중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물류를 하나의 신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글로벌 스마트 로지스틱스 강화 등을 천명하고 있다"며 "그룹 내 물류사업부를 꾸렸지만 경영 효율화를 가장 높이는 방법은 인수·합병(M&A)으로 장기적으로는 수직 계열화를 노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