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18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재직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한반도의 안보 보장을 조건으로 핵무기는 포기할 수 있다'는 발언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청문회에 참석한 정 후보자. /사진=장동규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18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재직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現 조선노동당 총비서)으로부터 완전한 안보 보장을 전제로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는 발언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김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아직도 유효하다며 '핵·탄도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는 "한번이라도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 혹은 폐기할 수 있다고 했냐"는 야당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조태용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비핵화 프로세스의 시작이 2018년 3월 후보자가 북한에 가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한 게 맞나"라고 묻자 정 후보자가 당시 상황을 설명한 것.

정 후보자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김 위원장이) 영변에 들어와서 봐라. 남측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도 좋다. 다 들어와서 확실하게 하자.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영변 핵시설을 IAEA 등에 개방하겠다는 의지까지 드러냈다는 설명.


정 후보자는 하노이 협상의 결렬로 인해 영변 핵시설 폐기가 불발된 점에 대해선 "좋은 기회를 그때는 이루지 못했지만 앞으로 김 위원장이 우리 정상과 약속한 것은 지킬 것이라고 본다"고 낙관했다.

하노이 협상 결렬의 책임은 북·미 양측에 모두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정 후보자는 "우선 북한은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을 못했고 협상력도 미숙했던 것 같다"며 "미국은 사실 당시 볼턴이 대표하는 네오콘들의 '모 아니면 도',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의 경직된 자세와 시각이 문제였고 그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위기하고 맞물렸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019년 하노이 협상 결렬을 두고 "다음 단계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진은 2019년 2월 김정은 당시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확대 양자회담에 참석한 모습. /사진=로이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필연… 미국과 공감대 구축 다짐


이날 정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의지를 내비쳤다. 정 후보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외교정책, 문 대통령이 말했듯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닌 가야할 길"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와도 신뢰와 정책 공감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후보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사는 아직 있다고 본다"며 "핵·미사일 실험을 안 하고 있다. 모라토리엄을 계속 존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공식 입장은 (한·미) 군사훈련을 계속하는 데 강한 반대를 피력하지만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저는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께도 이런 일상적인 군사훈련에 대해 이해한다는 입장을 전달해 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미연합 방위태세는 확고하게 유지돼야 한다"며 "방위태세 유지에 대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연합훈련은 계속 실시돼야 한다고 보고 또 그렇게 돼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