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위)와 한화 이글스가 새 시즌 각자 다른 분위기 속에서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각 구단 제공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 지난 시즌 나란히 90패 이상을 기록한 KBO리그 구단들이다. SK가 92패(51승1무)로 9위, 한화는 95패(46승3무)로 10위에 그쳤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열린 이래 두개 구단 이상이 나란히 90패 이상을 기록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굴욕적인 추락을 겪은 두 구단이 새 시즌 나란히 반등을 준비한다. 다만 각 구단이 처한 상황은 다소 상반된다. 한화가 비교적 조용한 행보 속 내실을 다지는 데 반해 SK는 KBO리그 역사에 손꼽힐 대변혁을 스프링캠프 불과 2주일 전 맞이했다.

'대변혁' SK?

… 이제는 'SSG', 새 간판 달고 도약할까
SK 와이번스는 올해부터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인수돼 KBO리그에 합류한다. /사진=SK 와이번스 공식 홈페이지
이번 프리시즌 야구계 최고의 화두로 떠오른 건 SK 와이번스의 인수 소식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6일 SK텔레콤으로부터 총액 1352억8000만원에 SK 와이번스 야구단 지분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0년 창단한 SK 구단은 이로서 21년 만에 구단 명패를 바꾸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SK 구단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프로야구 신규 회원 가입을 추진하는 한편 인천 연고,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론트 역시 100% 고용 승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단의 '뼈대'는 그대로지만 외형은 완전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와 더불어 구단명, 앰블럼, 캐릭터, 상징색 등이 전면적으로 교체를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은 구단명 후보 중 하나로 언급되는 '일렉트로스'에 대해 지난 1일 상표를 출원한 상태다.

구단이 하위권 탈출을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머리'의 변화는 일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지난 2019년 정규시즌 막판 두산 베어스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던 SK는 이듬해 급격한 내리막을 걸으며 9위로 추락했다. 시즌 초반 18연패를 기록한 한화에게 묻힌 감이 있지만 10연패를 두번이나 하는 등 만만치 않은 부진을 겪었다. 성적 부진에 따른 스트레스로 염경엽 감독이 경기 도중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지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때문에 SK는 시즌 종료와 동시에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구단 레전드 출신인 김원형 전 두산 투수코치를 감독실에 앉혔고 20여년을 구단 프론트로 일한 류선규 전 운영 그룹장 겸 데이터분석 그룹장이 신임 단장으로 부임했다. 스토브리그에서는 두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자유계약선수(FA) 내야수 최주환을 4년 총 42억원에 낚아챘다.

선수단과 프론트가 절치부심하는 사이 스프링캠프를 목전에 둔 다소 애매한 시기에 구단 인수 소식이 전해졌다. 구단을 운영하는 주체 자체가 바뀌는 만큼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단의 전반적인 부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뒤숭숭한 혼란기를 얼마나 빨리 SK 코칭스태프와 프론트가 다잡을 수 있을지가 새 시즌 반등의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신세계그룹이 공약한 인프라 개선 등 대대적인 투자가 구단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줄 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정중동' 한화

… '조용하지만 거대'한 내실 다지기
한화 이글스는 이번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 전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까지 데려오며 장기적인 리빌딩을 예고했다. /사진=뉴스1
SK에 비하면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그 어느 구단보다도 조용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한화는 지난 시즌 KBO리그 역사에서 손에 꼽을 만한 부진에 빠졌다. 개막 이후 불과 몇경기 지나지 않아 리그 최다연패 기록과 타이인 18연패에 빠졌다. 끝없는 침체 속 결국 한용덕 감독이 사퇴하고 최원호 퓨처스(2군) 감독이 대행직으로 1군에 올라왔다. 최 감독대행은 덕아웃에 앉은 뒤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가시권'처럼 보이던 시즌 100패 만큼은 결국 막아냈다.


최악의 부진을 겪은 탓에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다시 '큰 손' 한화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거물급 FA들을 연달아 데려왔던 2010년대 중반만큼은 아니더라도 필요한 포지션에 적극적으로 보강작업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한화가 프리시즌 외부에서 거액을 주고 데려온 선수는 전무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된 투수 정인욱과 육성선수 계약을 맺은 게 거의 유일한 '외부 보강' 사례일 정도다. 두산 외야수 정수빈과 한때 강하게 연결됐지만 제시 금액 한도에 따라 결국 영입에는 실패했다.

대신 한화는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환골탈태에 나섰다. 팀의 기둥과 같던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어 이용규, 최진행(이상 외야수) 김회성, 송광민(이상 내야수) 윤규진, 안영명(이상 투수) 등 오랜 기간 구단과 함께한 베테랑들을 대거 내보냈다. 이들의 빈자리는 노시환, 윤대경, 강재민, 김범수 등 최근 계속 가능성을 보인 젊은 선수들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한화 구단은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까지 선임하며 리빌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0여년 동안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카를로스 수베로 전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가 신임 감독으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리빌딩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수베로 감독은 구단과의 취임 인터뷰에서 "젊고 역동적인 팀으로 변모하려는 한화 구단의 의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며 "(정민철) 단장과 이번 면접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많은 부분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앞으로의 3년은 우리에게 힘든 시간이겠지만 팀이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