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프로가 1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리베라 컨트리클럽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2.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만족스러웠지만 아쉬움도 많았던 한해였어요."
2020년 한국 여자 골프에는 유해란(20·SK네트웍스)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사실 갑자기 등장한 신성은 아니다. 첫 국가대표로 선발이 중학생 때였고, 고등학교 신분으로 참가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2019년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유해란은 프로로 전향해 드림투어에서 2승을 올렸고 초청 선수로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2019년에는 규정 대회의 50%를 채우지 못해 신인 자격을 얻지 못했던 유해란은 2020년 '신인'으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루키 중 압도적인 활약으로 신인왕에 등극했다.

루키 시즌 유해란의 활약은 신인이라고 보기 힘든 수준이었다. 출전한 17개 대회에서 모두 컷통과하며 우승 1회, 상금 2위, 대상 포인트 6위, 평균 타수 6위, 그린 적중률 5위, 톱10 진입율 6위 등의 성적을 남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쟁쟁한 해외파들이 국내 투어에 출전한 상황에서 만든 값진 성과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뉴스1과 만난 유해란은 "결과는 만족스러운 한해였다. 우승도 하고 신인왕도 받았다"며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은 편이기는 하지만 목표로 했던 것에는 도달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유해란은 2020년을 되돌아보며 아쉬움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2020년을 점수로 매긴다면 75점 정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소 짠 점수의 이유에 대해서는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이를 잘 살렸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해란은 "2등도 3번하고 3등도 했다. 챔피언조에 들어갔다가 미끄러지기도 했다"며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기도 했지만 끝까지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유해란은 루키시즌 디펜딩 자격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보기 힘든 경험도 했다. 그는 출전에 그치지 않고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다시 한번 정상에 서며 타이틀 방어까지 성공했다. 신인이 루키 시즌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것은 KLPGA투어에서 역대 4번째였다.

유해란은 "신인으로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이 가장 뿌듯했다"며 "언제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에 나가보겠냐는 생각으로 마음을 내려놓고 재미있게 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잘 된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2번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은 유해란에게 의미가 더욱 컸다. 2019년 당시에는 최종 라운드가 태풍의 영향으로 취소되면서 2라운드까지의 성적으로 우승자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유해란은 "내가 생각해도 운이 좋았다"고 웃으며 "행운의 우승이었고 찝찝함도 있었다. 4일 동안 경기를 했다면 우승할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다시 우승하면서 4일 내내 잘 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고 아쉬움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유해란 프로가 1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리베라 컨트리클럽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2.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4년 만에 다시 도전한 US여자오픈…공동 13위로 가능성 확인
유해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도 출전했다. 코로나19로 출전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기량이 어디까지 통할 수 있을지 점검해보기 위해 도전을 결심했다.

US여자오픈에는 중학생이던 2016년 출전한 경험이 있다. 한국지역 예선에서 우승하며 당당하게 본선 무대에 올랐지만 당시 결과는 컷탈락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공동 13위에 올라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해란은 "LPGA투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코로나19 걱정도 있었고 컷을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며 "주위에서 응원 해줬지만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잘 안 믿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는 컷을 통과했고 성적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날에는 우승을 차지한 김아림 언니와 같이 경기를 했다. 함께 친 선수가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동기부여가 됐다"며 "김세영 언니는 아버지와 고향이 같은 연결고리도 있는데, 언니가 LPGA투어에 도전해보라고 용기를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해외무대 진출에 대해 유해란은 "아직 프로가 된지 만으로 2년 반 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도 경험할 것이 많다. 언젠가 내 골프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면 도전하게 될 것"며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유해란 프로가 1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리베라 컨트리클럽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2.1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021시즌 1승이라도 하면 감사…연속 컷통과 이어가기가 목표
2020시즌을 마친 뒤 유해란은 국내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지훈련 등을 소화하지 못해 시즌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체력훈련, 샷점검 등에 몰두하고 있다. 2월말부터는 올해 대회가 열리는 코스에서 라운딩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해란은 "2021년에도 1승이라도 하면 감사할 것 같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3연패를 하면 좋겠지만 우승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 같다"며 "재작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부터 모든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다. 올해도 이 기록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지훈련 없이 시즌을 준비한 것이 처음이다. 불안하기도 하지만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며 "경기에서 기복이 크지 않은데 올해에는 버디 수를 더 늘린다면 확실하게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해란은 2021년에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대회에서 갤러리들과 만나기를 기대했다. 그는 "우승 때 갤러리와 함께 하고 싶었는데 아쉽기도 했다. 올해는 코스에서 자주 뵈면 좋겠다"며 "코스에서 화이팅 넘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 올해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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