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키움 히어로즈 신인 투수 장재영의 육성 시계바늘이 매우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구단 역대 신인 계약금 최고액을 받고 첫해부터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등 기대의 시선이 많지만, 서두르지 않고 걸음마부터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다.
장재영은 한국야구 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꼽힌다.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장남으로 유소년 시절부터 150km대 빠른 공을 던져 주목을 받았고 메이저리그 팀도 관심을 나타냈다. 키움은 장재영 영입에 공을 들였으며 계약금 9억원을 줬다. 한기주(2006년 10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신인 계약금 최고액이다.
2020년 신인상 수상자 소형준(KT 위즈)처럼 1군에서 즉시 통할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소형준은 지난해 5선발로 자리매김해 26경기(선발 24회)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 92탈삼진을 기록했다. 피홈런은 6개에 불과했다.
장재영에 대한 내부 평가는 후하다. 장재영은 지난 5일 첫 불펜 피칭을 펼쳤다. 공을 하나씩 던질 때마다 '와~' '나이스볼'이라는 감탄사가 쏟아졌다.
'미래의 에이스' 장재영은 키움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그렇지만 첫해부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같은 퍼포먼스를 펼친 신인 투수는 거의 없었다. 키움도 시간을 두고 장재영을 에이스로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장재영의 보직은 미정으로 1군의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지 여부도 물음표다. 홍원기 1군 감독은 "최근 한국야구에 파이어볼러 유망주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장재영이 소형준처럼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당장) 선발투수를 맡을 것이라고 말하긴 이르다"고 밝혔다.
키움 신인 투수가 첫 해부터 1군 선발진의 한 자리를 꿰찬 경우는 최근에 없다. 최원태는 풀타임 선발투수가 된 건 세 번째 시즌부터였다. 또 다른 파이어볼러 유망주 안우진은 일찌감치 1군 호출을 받았으나 첫 시즌에 불펜에서 주로 활동했다.
장재영이 1군 개막 엔트리에 제외돼도 이상할 게 없다. 프로 경험을 쌓으며 차근차근 한 계단을 오른다. 2군에서 시즌을 보낼 경우 불펜 투수로 뛸 가능성이 크다.
설종진 2군 감독은 "장재영이 훈련하는 걸 조금 봤다. 구속은 괜찮은데 훗날 안우진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제구에 문제가 있다. 2군 경기일지라도 선발투수로 뛸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설 감독의 설명이다. 설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에) 선발투수 경험이 많지 않다. 지난해 우리 2군 선발투수 중에 5이닝을 90개 이상 투구한 선수가 거의 없다. 4월 경기에선 60~70개, 그 이후에는 90개 정도를 던져야 하는데 당장 장재영에겐 무리다"고 했다.
이어 "장재영은 선발투수로서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팀과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도 우선 불펜 투수로 1이닝씩 던지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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