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언행에 자신감이 붙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데다, 11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처음으로 안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지지율은 안 후보의 강점이었다. 안 후보 측이 오 후보와의 단일화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강조해 온 것도 안 후보가 지지율에서는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8~9일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범야권 단일화 선호 후보'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8.4%가 오 후보를, 38.3%가 안 후보를 선택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까지 포함한 3자 가상대결에서는 안 후보(25.4%)가 오 후보(24.0%)를 앞섰다.
응답률 차이가 0.1%p에 그쳐 오차범위 이내인 데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 3자 가상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후보자 등록을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는 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둔 두 후보 간 대결이 점차 혼전 양상으로 돌입함에 따라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전환됐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인 '마포포럼'(더 좋은 세상으로)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오 후보의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포럼 강연에서 오 후보의 상승세 요인을 두 가지로 분석했다. 그는 "하나는 나경원·오신환·조은희 전 예비후보의 지지층이 오 후보의 지지층으로 유입된 '컨벤션 효과'"라며 "또 하나는 민주당에서 최근 안 후보보다 오 후보 공세에 더 치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자대결 지지도에서는 (오 후보가 안 후보를) 굉장히 많이 따라붙었다. 거의 같이 달리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지금 추세대로 가면 다음주쯤에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통상적 방식으로 조사하면 다음주쯤에는 오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는 곧장 오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의 자신감으로 표출됐다.
오 후보는 전날(10일) 뉴스1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지율이) 상승 추세에 있다" "그 지지 속에는 5년간의 (시장직 수행에) 대한 평가가 들어있는 것 아닌가 하는 자부심도 있다"도 자평했다.
그는 이날 마포포럼에 와서는 포럼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자신이 안 후보보다 소폭 앞선다는 KBS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포럼을 찾은 오 후보는 "저는 친정에 온 것 아닌가"라며 "적어도 7:3이나 8:2 정도는 저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만에 하나 단일화가 진행이 잘 안돼서 교착상태에 빠지면 그 큰 죄는 국민께 어떻게 용서를 받을 것인가 하는 걱정 때문에 마포포럼이 중간자 역할을 한 것이라고 이해를 하고 있다"며 "직접적 표현은 자제하겠지만 적어도 마포포럼은 중심을 잡아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전 의원이 이끄는 마포포럼이 안 후보에게 서울시장 출마에 힘을 보태고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에 대해 간접적으로 유감을 표한 것이다. 오 후보가 이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의 표정이 다소 굳어지기도 했다.
오 후보는 당 차원의 전폭적 지지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후보로 확정된 다음날(5일) 오후 우리 당의 재선의원 20분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오 후보를 어떻게 하면 당선시킬까 방법론을 깊이 논의하고 그 결론을 공유하고 헤어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 당이 무력감에 빠진 지 꽤 됐다"며 "이번 경선 후 오세훈을 꼭 당선시켜서 국민의힘의 미래를 기약하자는 분위기가, 정말 오랜만에 활기가 살아난다"며 "오늘 두 번 행사를 했는데 열기가 정말 뜨겁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 당 후보가 단일화에서도, 본선에서도 승리한다'고 늘 말해왔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에도 좀더 힘이 실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양당이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하는 것에 대해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며 "토론회도 거쳐야 하고 하기 때문에 빨리 서두른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단일화 전망에 대해선 "당연히 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오 후보는 연습 없이 서울시장을 잘할 수 있는 분"이라면서도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낮을 수 있고, 민주당이 동원선거를 할 수 있다.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아직 여론조사 결과 하나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 후보와 마포포럼에 '시간차 방문'을 한 안 후보는 "여론조사에 따라서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건으로 많은 국민이 분노해서, 야권후보 지지가 모두 오르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안 후보는 "언제 분위기가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반전될지 모르는 것 아니겠나"라며 "그런 경우에도 저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이고, 매번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결과를 낸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측은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는 오는 19일 야권 단일후보를 확정하기로 합의했다. 단일후보 선정을 위한 여론조사는 17~18일 이틀간 진행된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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