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취임 후 첫 수사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3.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남구준 초대 국가수사본부장 12일 취임 보름째를 맞았다. 남 본부장은 취임하자마자 온 국민이 주목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 임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수사를 지휘하게 됐다.
남 본부장뿐만 아니라 경찰 조직 전체가 시험대 오른 상황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실상 첫 중대 범죄 수사인 만큼 이번 수사를 계기로 경찰 수사력을 향한 불신을 불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이날 정부에 따르면 이번 신도시 투기 의혹의 수사·조사 주체는 각각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과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이다.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한 합수본은 국세청, 금융위원회 파견 인력과 전국 시·도경찰청 18곳 인력 770명 규모다. 과거 1·2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나 기타 굵직한 사건 때 꾸려진 합수본은 검찰 중심이었으나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전면에 나서게 됐다.

총리실,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로 구성된 합조단에는 수사 기능이 없어 조사 결과에 따라 합수본에 수사의뢰한다. 검사 2명이 합조단에 파견됐지만 역할은 법률 자문에 그친다. 합수본은 합조단 조사와 별개로 자체 조사와 내사 등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수사 시작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과거 검찰이 주로 맡아왔던 공직자 비위, 경제 범죄 사건을 경찰이 담당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검찰개혁으로 힘이 빠진 검찰의 불만도 경찰 비판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또 현 정부의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일으킨 범죄인 만큼 정부에 대한 불신이 경찰로도 향하고 있다. 경찰이 과연 현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엄정 수사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남 본부장이 문재인정부 청와대 근무 경험,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마산중앙고 고교 동문 등이라는 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초기 수사와 관련해서는 경찰은 '늦장 압수수색' '검찰과의 협력 부재'라는 비판을 받았다. 모두 검찰 내외부에서 제기한 것들이다.

하지만 최승렬 합수본 특별수사단장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압수수색이 늦었다는 지적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참여연대와 민변이 2일 의혹을 제기한 다음 날인 3일 고발인 조사, 5일 압수수색 영장 신청까지 곧바로 진행했으나 법원의 영장발부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결국 9일에야 영장이 집행됐다.

한편 경찰과 검찰은 지난 11일 '수사기관협의회'를 열고 검·경간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고위급과 실무급에 각각 핫라인을 구축하고 특히 검찰은 전담팀 또는 전담검사를 지정해 관련 신청 영장을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다.

박현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겠느냐' '경찰 믿지 못하겠다' 이런 이야기들이 검찰발로 나오고 있다"며 "검찰은 조직의 권한이 축소된 것을 만회하려고 여론몰이를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 변호사는 "검찰도 기소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수사의 한 축으로서 적극 협력·협조해야지 자꾸 딴지를 걸어서는 안 된다"며 "경찰에 빠른 수사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경찰에도 많은 특수수사 인력과 능력이 있다"고 전했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참여연대와 민변은 합조단 조사방식에 "뚜렷한 한계가 있다"면서 합수본의 철저한 수사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11일 합조단은 국토부와 LH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 결과, 투기 의심자 20명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즉각 논평을 내고 "예상보다 매우 적은 투기 의심사례"라며 "결국 토지 및 주택 개발 관련 업무와 연관된 모든 정부·지자체의 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 그 가족들, 그들의 지인 및 차명거래 등에 대한 수사기관의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수사본부는 수사과정에서 이번 합동조사단의 조사범위나 조사결과에 구애받지 말고 독립적이고도 신속한 수사를 통해 '늦장수사' '봐주기 수사'라는 일각의 지적과 국민적인 의구심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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