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아동학대 범죄 공소시효가 정지되도록 규정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규정은, 법이 시행된 2014년 9월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아동학대 범죄에도 소급적용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아동복지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구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김씨가 2008년 A군을 폭행한 행위의 공소시효 기간은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7년인데 이 사건의 공소는 2017년 10월 제기됐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2014년 제정·시행된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피해아동이 성년에 이르기 전에 공소시효가 완성돼 가해자가 처벌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방지해 피해를 입은 18세 미만 아동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려는데 취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아동학대처벌법은 소급적용에 관해 명시적 경과규정을 두지는 않지만 규정의 문언과 취지, 입법목적 등에 비춰 시행일인 2014년 9월 당시 범죄행위가 종료됐으나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아동학대 범죄에도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008년 A군에 대한 폭행은 아동학대처벌법 시행일 당시 아직 7년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소시효가 정지됐고,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2017년 10월까지 A군이 성년에 달하지 않아 공소시효 기간이 지나지 않았음이 명백하다"며 "따라서 공소사실행위가 시효가 완성됐다며 면소를 선고한 원심은 잘못"이라면서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재혼한 부인 B씨를 상습폭행하고 B씨와 전남편 사이의 자녀인 A군을 5세였던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폭행하는 등 상습학대한 혐의와, 김씨와 B씨 사이의 자녀인 C군을 2016년부터 2017년까지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씨가 8년 이상 B씨와 A군을 폭행한 점, 당시 A군은 만 5세부터 만 14세로 발달과 성장이 이뤄지는 시기여서 범행으로 인한 악영향과 결과가 중한 점, 김씨가 폭행과 학대를 부부싸움 중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거나 훈육의 일환으로 보는 등 인식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다.
반면 2심은 2008~2011년 B씨에 대한 폭행은 공소가 제기된 2017년 10월 기준으로 5년의 시효가 지났고 2008~2009년 A군에 대한 아동학대 범행은 7년의 시효가 시났다며 면소를 선고했다.
또 "공소장에 '손으로 때려 폭행'이라고만 기재돼 있는 등 폭행의 수단과 방법, 폭행 부위와 횟수 등 범행의 구체적 내용이 없어 학대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범행 장소 역시 '피고인의 집'이라고만 돼있을뿐 거실인지 안방인지 특정돼있지 않다"며 김씨 행위 일부의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하면서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20시간, 재범예방강의 40시간 수강을 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군에 대한 아동학대 범행은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며 2심 판단을 다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공소 기각과 관련해 "범행 일시와 장소가 구체적으로 특정돼있고 개략적인 범행 방법도 특정돼있다"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공소장 기재가 불명확한 경우 검사에게 석명을 한 다음, 그래도 검사가 이를 명확하게 하지 않은때에야 공소사실 불특정을 이유로 공소기각을 해야 한다"며 "원심 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