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승승장구했던 바이오의약품과 달리, 국내 전통 제약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 여파, 값싼 중국산 원료의약품 공세 등에 발목이 집힌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상위 제약사들이 제출한 2020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2개 기업 가운데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증가한 기업은 일동제약, 녹십자, 휴온스 등 단 3개 기업에 그쳤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동아에스티였다. 동아는 5867억원의 매출 가운데 25.03%인 1468억원을 수출 실적으로 채웠다. 다만 직전 년도인 2019년 수출(1592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수출되고 있는 캔박카스 부진 때문이다. 2019년 947억원에 달했던 캔박카스 수출은 지난해 881억원으로 감소했다.
녹십자가 두 번째로 수출 비중이 높았다. 녹십자는 전체 매출의 18.07%에 달하는 2718억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주요 수출 품목은 독감백신과 혈액제제로, 각각 1079억원, 1063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전체 매출 1조758억원 가운데 15.67%인 1689억원을 수출했다. 2019년 1878억원의 수출 실적으로, 매출 대비 16.87%를 기록한 것 보다 소폭 감소했다.
라이선스 수익 대박을 쳤던 유한양행은 매출 대비 8.94%에 달하는 1448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라이선스 수익은 수출 실적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주로 원료의약품 실적인데, 중국과 인도의 저가 공세에 수출 실적이 2019년(2056억원) 보다 6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유한측은 “에이즈치료제 COBI, FTC의 판매가 감소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인 수출 프로젝트를 계속 발굴하고 신규원료의약품 및 완제의약품에 대한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웅제약(4.74%), 제일약품(4.32%), 보령제약(3.98%), 종근당(3.79%), 일동제약(3.05%) 등은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5% 미만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트룩시마, 램시마 등을 해외에 1조4000억원 가량을 수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토종 제약사들은 주로 원료의약품 시장에 주력하는 한계가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중국산 저가 원료가 큰 위협이 되고 있고 코로나 19 여파로 비타민제 등 수출이 감소한 것도 수출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