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임종철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ESG경영이 여의도 증권사 일대로 확산됐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각국 정부는 ESG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환경과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ESG 투자의 중요성은 더 부각되고 있다.

올해 주요 증권사는 ESG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ESG 채권을 직접 발행하는 것은 물론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기존 담당 부서를 확대하는 등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SG 전진 배치… 채권 발행도 ‘박차’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동안 증권사는 ESG 채권을 주관하거나 주선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ESG 채권 발행에 직접 나섰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의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ESG 채권이 회사채 시장에서 연일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채권 발행에 나선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2월16일 1100억원 규모로 공모회사채 형태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채권은 5년 만기에 발행금리가 1.548%로 녹색 사업과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 분야 투자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친환경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ESG 트랜스포메이션 2025’ 비전도 선포했다. 이를 통해 ESG경영체제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ESG 투자 리포트 발간과 ESG 관련 IR 행사 개최 등 기존 ESG경영 활동뿐 아니라 향후 ESG 협의체 및 전담조직 운영에도 집중한다.

미래에셋증권도 외화 ESG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원화 채권으로는 NH투자증권이 ‘증권사 최초’ 타이틀을 차지한 반면 외화 채권은 미래에셋증권이 최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월 전 세계 증권사 최초로 해외 공모 달러화 3년물 사회책임투자(SRI)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총 3억 달러 규모로 조달한 자금은 ▲친환경 건물 투자(80.4%)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택공급 사업(16.9%) ▲중소기업 지원(2.6%) 등에 사용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2019년 증권사 최초로 외화 SRI채권 발행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원화 SRI 채권 발행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증권업계 ESG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2월 1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선보였다. 수요도가 높아 기존 700억원 규모에서 300억원을 증액 발행했다. 삼성증권은 조달자금을 미국 미드스트림 사업과 프랑스 태양광 발전 사업의 차입금 차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올 3월초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중 1100억원을 ESG 채권으로 발행했다. 올해 9000억원에 달하는 ESG 채권 발행을 주관하면서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KB증권은 ESG 관련 투자 및 융자 상품 출시를 통해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 ESG 펀드 출시 봇물

사회적 책임 투자가 각광받으면서 자산운용사도 속속 ESG 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른 ES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특색 있는 ESG 펀드를 선보이는 등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017년 업계 최초로 ESG 지수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인 ‘ARIRANG ESG 우수기업 ETF’를 상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그린뉴딜에 초점을 맞춘 ‘ARIRANG 탄소효율 그린뉴딜 ETF’를 출시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ESG는 경영과 투자 모든 관점에서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부상했다”며 “우리나라도 오는 2026년부터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ESG 의무 공시가 예고돼 기업의 ESG 점수와 등급은 지속 가능한 투자와 책임 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역시 ESG 펀드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월 저탄소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TIGER 탄소효율 그린뉴딜 ETF’를 상장했다. 3월 초에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Fn 신재생에너지 ETF’를 상장했다.

KB자산운용도 ESG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1월 ‘KB 리더스ESG전문투자형사모펀드제1호’를 설정했다. 설정액은 2200억원으로 국내 ESG 채권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로써 KB자산운용은 ▲국내주식형펀드(KB ESG성장리더스펀드) ▲국내 주식 ETF(KB STAR ESG사회책임투자ETF) ▲해외주식형펀드(KB 글로벌ESG성장리더스펀드)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외에도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친환경 테마 EMP펀드 및 그린본드 등을 추가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ESG 채권시장은 도입 초기 단계로 지난해 채권 발행시장에서 녹사지(녹색성장·사회책임·지배구조) 등급을 부여받은 채권은 전체의 1~2% 정도에 불과하다”며 “향후 시장 확대에 맞춰 투자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