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설립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호 수사에 착수하기도 전에 각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피의자 조사를 둘러싼 특혜 파장이 연일 커지고 있는데다 비서관 특혜채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공정성에 의심을 받으며 위기에 봉착한 모양새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논란마다 해명을 내놓지만 설득력이 떨어져 파장이 더욱 커지고 뾰족한 돌파구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김 처장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보수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2일 김진욱 처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부정청탁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한변은 "'황제조사'를 연상시키는 김 처장의 수사 편의 제공은 불법적 특혜"라며 "김 처장이 보인 행태는 공수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파탄 수준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를 둘러싼 논란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검찰로부터 이첩받은 후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공수처는 수원지검으로 이첩받은 이 사건을, 수사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김 처장이 "수사처가 구성될 때까지 '수사' 부분만 이첩해 수사를 계속하도록 한 것"이라며 "'공소' 부분은 여전히 수사처 관할 아래에 있다고 본다"고 주장하면서 검찰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검찰 측에선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경우 더이상 사건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반발했고, 김 처장은 "아무런 단서를 달지 않고 이첩하는 단순 이첩뿐 아니라 공소를 유보하고 이첩하는 것도 재량하에 가능하다"고 재반박했다.
김 처장이 "부적법하다면 최종적으로 사법부, 법원이나 헌재의 판단에 따라 유효한지 적법한지 가려져야 한다"고 언급하자, 법조계에선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김 처장이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 지검장을 3월7일 면담조사한 사실을 밝히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공수처장이 수사 중인 피의자를 직접 만나 조사를 진행하고도 조서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수처 측은 수사준칙을 들어 "면담 과정의 진행경과를 기록하되 조서는 작성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수처가 이 지검장 면담조사시 이 지검장에게 공수처장 관용차량을 제공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황제조사 논란은 더욱 커졌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이 지검장은 지난달 7일 오후 공수처 청사 인근의 한 도로에서 김 처장의 제네시스 관용차량에 올라타는 장면이 포착됐다. 약 1시간20분쯤 뒤에는 이 지검장이 같은 장소에서 내리는 장면도 담겼다.
행전안전부 훈령인 청사출입보안지침에 따르면 청사를 방문하는 외부인은 모두 방문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아울러 차량 출입자의 경우 검색과 신원확인을 거친 뒤 출입해야 하지만, 이 지검장은 이같은 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청사를 출입했다.
공수처는 "면담조사 당시 공수처에는 청사출입이 가능한 관용차가 2대 있었는데 2호차는 체포피의자 호송으로 피의자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해 뒷좌석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 차량이었으므로 이용할 수 없었다"며 "공수처는 이제 만들어지고 있는 조직으로 처·차장 외에 검사는 물론 방호원도 없고 관용차량 등 장비마저 부족한 특수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또 "공수처는 별도 청사출입절차를 운영하기로 청사관리소와 협의해 2020년 7월 13일 청사출입보안지침 제44조(출입예외)를 신설해 공수처 자체적으로 출입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안을 위해 굳이 공수처장 관용차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해명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황제조사 논란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비서관 특혜 채용 의혹이 연이어 제기됐다.
일부 언론은 지난 3일 김 처장이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인물을 5급 비서관으로 특별채용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비서관은 지난해 4월 변호사시험 9회에 합격한 변호사로, 아버지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한양대 법대 후배이자 추 전 장관과 사법연수원 14기 동기다.
공수처는 "처장 비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한 자격을 갖추어 채용된 것이므로 관련된 특혜 의혹 제기는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의 적극해명에도 불구하고, 출범 석달도 채 되지 않은 공수처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수처에는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특별하게 요구되는데도 비공개 면담과 조서 미작성, 관용차 제공 등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처장이 사퇴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공수처의 1호 수사 착수까지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