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지난 5일 민간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에 공급하는 친환경 식재료를 놓고 끝까지 현물공급이라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지역 농산물의 소비촉진과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 제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부분의 대목이 공급대행업체에 쏠린 시선을 피하기 위한 답변 일색이었다.
우선 주1회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배달되는 현물의 '신선도' 논란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자치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에서 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에 사전 제공하는 식단에 맞춰, 배송 당일 또는 1~2일 내에 1식 식재료로 사용하게 된다"고 했다. 5일 중 단 한 끼만 친환경 식재료가 사용된다는 거다.

브리핑에서는 '콜드체인'이라는 단어도 '갑툭튀'했다. 시는 "콜드체인 유통으로 신선도가 보장된다"고 했다. 신선도 논란은 주 1회 배송될 경우 식단에 따라 어린이집 등이 장기간 보관하면서 발생될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시는 공급대행업체의 저온저장시설을 '콜드체인'이라며 추켰다.


또, 올해 공급 품목은 지난해보다 20개 늘린 69개 품목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품목 논란은 친환경 식자재 비용으로 지급되는 1식 300원 중 30%만이 실제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점과 다른 친환경 식자재에 비해 현재 공급대행업체의 품목이 다소 비쌌기 때문에 제기됐었다. 그런데 "지난해 대비 가격동결 26개, 인하 9개, 인상 10개 품목"이라면서 품목별 금액을 공개했다. 하지만 친환경 품목이 무엇인지, 지난해에 비해 얼마나 높아졌는지, 논란이 됐던 품목은 어떻게 변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어 "지난해에 4개 품목의 가격이 급등했어도 지역 생산자들이 자긍심에 기인해 자발적으로 동일 가격을 유지해 공급한 사례가 있다"고도 했다. 로컬푸드 소위원회는 매년 가격을 결정한다. 이는 농산물 가격이 폭락과 폭등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농협같은 곳도 '계약재배'라는 정책으로 농민들의 폭락우려를 보험처럼 보장하고 있다. 공급대행업체도 가격 폭등과 폭락과 무관하게 농민들로부터 구매하는 단가의 변동이 발생되면 안되는 게 정상이다. 폭락에도 기존 구매단가를 낮추지 않아야 하고, 폭등에도 높이지 않아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대전시는 공급대행업체의 영업력(?)을 대변하는 듯했다.

시는 "대행수수료는 농산물 25%, 곡류·가공품 18% 이며, 지난해 농산물 대행수수료 28% 보다 감소했다. 유통비용을 최소한도로 정하고 지역 생산자 이익 증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9년 기준 평균 유통단가는 47.5%"라고 했다. 또, 공급대행업체의 수수료가 낮다는 걸 강조했다.


일부 가공품의 높은 가격으로 발생된 특정 농업법인과 조합의 특혜문제도 "두부, 참기름, 들기름, 표고버섯 분말 등은 대부분이 지역 농가가 생산한 원재료를 사용해서 가공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실정"이라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해당 자료를 기초로 식단에 반영, 적정량을 공급하게 돼 특정 법인과 조합의 끼워 팔기는 발생할 수 없는 공급 구조"라고 했다.

대전시는 이날 현금지급이 아닌 현물지급을 고수하면서 목적과 취지를 이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시는 "공공급식에 국내 또는 지역 농산물 우선사용 권리가 획득됐다"며 "로컬푸드 관련 조례와 인증규칙을 마련하고 운영해 오면서, 안전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의 지역생산과 지역소비 방식을 통해 지역 먹거리 선순환 경제 구현이라는 인식변화를 갖고 사업목표와 방향을 재정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거로 지난 2016년 제정된 '대전시 로컬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꺼내들었다.

현금지원을 할 경우 대행수수료 논란이나 신선도, 친환경 비율 등의 논란은 다소 해결된다. 그건 집어치우더라도, 이날 대전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친환경 무상급식 현물제공'이 아이들의 건강이나 안전한 먹거리를 '목적'으로 둔 게 아닌, 그저 '수단'에 불과했던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