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보고 있다. 2021.4.2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핵심 정책인 '서울형 거리두기' 지침이 아직 제 모습을 못 찾고 있는 모양새다.
중앙정부가 '일관된 방역'을 근거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타 지자체에서도 독자대책을 고려하고 있어 협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 브리핑에서 서울형 거리두기 추진 상황에 대해 "업종별 특성이나 위험도를 고려하면서 방역과 민생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매뉴얼을 지금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지난주 관련 협회와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1차적으로 매뉴얼 관련 논의를 했다"며 "각 소관시설에 대해 정리를 마치는 대로 자치구나 인근 수도권, 중대본과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형 거리두기는 업종별·업태별 맞춤형 방역수칙을 적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오 시장이 선거운동 기간부터 강조한 정책이다. 서울시는 지난 주말까지 매뉴얼을 마련해 이번 주 초부터 시행 방법과 시기 등을 놓고 중대본과 협의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 협회와의 논의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것 같고 실국본부에서 지속적으로 조율 중"이라며 "당초 기대보다 조금 늦어졌을 수도 있으나 이번 주 중대본과 논의해 어느 정도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서울형 방역대책은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시와 중앙정부간 협의가 크게 진척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2021.4.2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시는 대책 마련에 당초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되 '방역 완화'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는 작업과 함께 정부를 설득할 아이디어도 절실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방역수칙의 통일성이 붕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지자체장, 시도지사 등도 방역수칙에 대해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으나 '일관된 원칙' 노선을 따를 경우 의미 있는 서울형 방역대책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중대본 본부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18일 중대본 회의에서 "방역 전선에 중앙과 지방이 따로 있을 수 없는 만큼 단일대오를 이뤄 물샐 틈없이 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중대본 2차장인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리더십을 언급하며 "통일성과 일관성을 갖춘 지침을 만들어 전국 방역 현장에서 동시에 시행할 수 있도록 역할을 했다"고 적었다.

타지역에서도 독자적인 방역조치를 언급하고 있어 상황이 복잡해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낮 시간대 5인 이상 집합금지 해제를 내세웠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독자적인 백신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정부가 모든 지자체의 제안을 무시할 경우 '방역 독재' 논란이 생길 수 있고 독자적인 대책을 허용하면 또 다른 곳에서 요구가 나와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둘 중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서울시는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는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이 야당인사이기 때문에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려고 한다고 보는 보도도 있지만 불협화음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대책을 서울시에 우선 적용한 이후 다른 지역에도 도입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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