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노점상인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2021.3.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노점상을 포함시켰지만 정작 지원금을 신청한 노점상은 전체의 0.1%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을 받으려면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지만 무등록사업자가 대부분인 노점상이 지원금을 받겠다며 등록을 할 상황이 못되기 때문이다.

24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시도별 소득안정지원자금 신청 및 지급현황'에 따르면 6~16일 재난지원금을 신청한 노점상은 38곳으로 전국 노점상 4만7865곳의 0.08%에 불과했다.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경기·충북·전북·전남·제주 등에서는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다.


노점상이 신청을 꺼리는 이유는 사업자등록을 마쳐야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노점상에 재난지원금 5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3월1일 이후 사업자등록을 마친 곳으로 한정했다. 정부가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정한 기준이지만 세금 납부 등을 피하기 위해 무등록 상태로 영업하는 노점상의 현실을 모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국노점상연합회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50만원을 받으려면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실명, 전화번호, 금융정보를 줘야 하는데 자칫 벌금·과태료 등의 부과에 이용될 수 있다"며 "재난지원금 지급을 기대했던 노점상의 배신감이 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라리 등록 노점상의 점용료 징수를 유예하거나 깎아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취약계층인 노점상이 애초에 사업자등록을 받기 어려운 현실을 도외시했다"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점상연합 관계자도 "노점상의 신청 기피는 예견된 결과"라며 "애초에 받을 생각조차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노점상만 욕먹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노점상을 지급 대상에 포함시킬 때까지 우리와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았다"며 "조건 없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점상의 재난지원금 신청 기피를 정부가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며 "노점상을 희망고문하고 일반 가게 업주는 허탈하게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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