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사진=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 펀드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은 고객은 손실액의 40~80%를 배상받는다.
25일 금감원에 따르면 전날(24일) 열린 분쟁조정위에선 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 등 2개 펀드에 대해 사후 정산방식의 손해배상을 결정했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장하성 주중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대표가 설립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다. 이중 일부 펀드(설정 원본 기준 2562억원)가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의 법정관리 등으로 환매 연기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투자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4월 말 기준 분쟁 조정 신청만 총 96건에 이른다.


금감원은 기업은행이 판매한 펀드의 미상환액 761억원, 269계좌에 대해 45건의 분쟁을 접수하고 우선 조정에 나섰다.

분조위는 부의된 2건 모두 기업은행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분쟁조정위는 "펀드 가입이 결정된 후 공격투자형 등으로 사실과 다르게 작성했고 미국 채권 등에 투자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강조하면서 관련 위험요인과 원금손실 가능성 설명은 누락했다"며 "특히 상품 선정과 판매 과정의 부실, 공동판매제도(WM센터·영업점) 내부통제 미흡 등으로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책임도 크다"고 판단했다.

글로벌채권펀드에 가입한 A법인의 경우 기업은행 판매 직원이 투자자의 투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하고 가입 절차 완료 후 가입 신청자의 자필 기재 사항 일부가 누락된 것을 발견하자 사후에 임의로 기재했다. 분조위는 64%의 배상 결정을 내렸다.


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에 가입한 일반 투자자 B씨는 채권형 저위험 상품(4등급) 만기가 도래해 지점을 찾았는데 판매 직원이 고위험 상품(1등급) 투자를 권유하면서 위험 관련 설명을 누락했다. 분조위는 60%의 배상을 결정했다.

분조위는 기업은행이 적합성 원칙, 설명 의무 등을 위반했고 상품 선정과 판매 과정의 부실과 공동 판매제도와 관련한 내부통제 미흡 등으로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책임도 크다고 판단했다.

두 사례에 적용된 기본 배상 비율은 30%였다. 판매직원의 적합성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기존 분쟁조정 사례와 동일하게 30%를 적용하고 여기에 본점 차원의 내부통제 부실 책임 등을 고려해 글로벌채권펀드와 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에 각각 20%, 15%를 가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의 경우 투자구조 등이 단순하고 상품선정 과정의 부실도 상대적으로 경미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판매사의 책임 가중 사유와 투자자의 자기 책임 사유를 투자자별로 가감 조정해 최종 배상비율이 산정됐다. 분조위에 안건이 오르지 않은 나머지 투자자들은 기본 배상 비율을 토대로 투자자별 투자 경험 등에 따라 가감 조정된 배상 비율을 적용받는다.

금감원은 이번에 나온 배상 기준에 따라 40∼80%의 비율로 자율 조정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법인 고객의 배상 비율은 30∼80%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조의 배상 결정은 강제성이 없어 양 당사자가 조정안 접수 후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받아들여야 효력을 갖는다"며 "기업은행이 아닌 나머지 판매사(은행 2곳·증권사 9곳)에 대해선 검사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하고 이번 배상 기준을 참고해 순차적으로 분쟁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