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이 최근 잇단 악재로 일 거래액이 크게 줄어든 반면 주식시장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가상화폐 변동성에 지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다시 이동하는 모양새다.
28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거래대금 규모는 8조원 수준이다. 지난달 28일 15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달 새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반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대금은 19조8000억원을 기록해 이번 주 초 대비 70% 증가했다.
올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가상화폐는 '검은수요일'이라고 불리는 지난 19일 이후 하락세다. 가상화폐 대장주격인 비트코인은 지난달 14일 8148만7000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소식에 이어 중국과 미국의 규제 움직임 등 악재에 부딪혔다. 결국 한 달여 만에 최고가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일관성 없는 발언도 가상화폐 변동성 리스크를 키우면서 하락세로 이끌었다. 머스크의 각종 돌발 발언에 비트코인은 한때 3000만원대까지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현재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44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시장이 박스권에서 횡보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주식시장은 차츰 투자 열기가 살아나고 있다. 변동성 높은 가상화폐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식 시장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비트코인 등 주요 코인 가격이 폭락할 때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쓰이는 투자자예탁금은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10% 가까이 폭락한 지난 12~13일 투자자예탁금은 71조원을 넘겼다. 공모주 청약 등 특별한 계기없이 예탁금이 70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초 가상화폐가 상승장을 나타내던 시기에는 투자자예탁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 1월12일 투자자예탁금은 74조4559억원에서 3월 말 63조8585억원으로 10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반면 올들어 3월25일까지 약 2개월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액(445조원)은 지난해 1년간의 누적 거래액(356조 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늘면서 5일, 2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3180선과 4월 이후 고점이었던 3200선 안착에 성공한다면 코스피 상승 추세가 생각보다 빠르고 강하게 찾아올 것"이라며 "변동성은 커지겠지만 견고한 실적으로 이를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