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직의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예고하면서 조상철 서울고검장(52·사법연수원 23기)이 처음으로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다른 고위직 검사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검찰 인사위원회를 열고 대검검사급(검사장급) 인사 대상자 적격 여부를 심의한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주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 장관은 검사장급 인사와 관련해 "인사 적체 문제가 있다"며 "전반적으로 (검찰 인사) 점검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열린 검찰 인사위 회의에선 '고호봉 기수의 인사적체 등과 관련해 탄력적 인사를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검사의 보직범위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고검장과 검사장을 구분하지 않고 탄력적으로 인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현 고검장이 검사장급 자리로 좌천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검찰 인사위에서 심의 결과가 발표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법무부에서 먼저 움직임이 나왔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강성국 범죄예방정책국장, 이영희 교정본부장이 28일 오전 '조직쇄신'과 '인사 적체 해소'를 이유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 차관은 "법무·검찰 모두 새로운 혁신과 도약이 절실한 때이고 이를 위해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28일 오후에는 조상철 고검장이 "떠날 때가 되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조 고검장은 자칫 좌천 인사가 날 경우 안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고검장들도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후배들은 고검장들이 자리를 지키길 바라고 있지만, 전례 없는 강등 인사로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어서다.
검찰 안팎에서는 법무부가 고검장·검사장급을 묶어 '탄력적'인 인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개혁위에서 검사장 직급 폐지를 심도있게 논의한 적 있지만 결론은 폐지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 제도하에서 역진(逆進)인사를 통한 검찰 장악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인사위 결정의) 명분은 '검사장급 보직의 탄력적 인사'라 하지만 정권이 인사권을 무기로 검찰을 더욱 강력하게 틀어쥐겠다는 정치적 노림수"라고 덧붙였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현 정부에서 하는 사실상 마지막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마지막으로) 챙겨줘야 할 사람들을 검사장에 넣어주기 위해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은 고검장 및 검사장급 공석은 서울고검장과 대구고검장, 법무부 차관 및 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 고검 차장 5석,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등이다.
이용구 차관은 판사 출신이었지만, 이 차관이 임명되기 전까지 법무부 차관자리는 고검장급이 맡아왔다. 범죄예방정책국장 자리도 대검검사급(검사장급) 직위다.
다만 차관이나 범죄예방정책국장 등 법무부의 빈자리로 검찰 고위직을 보내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탈검찰화' 기조에 반할 수 있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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