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이낙연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1.2.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올 여름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청와대는 일단 해당 논의가 나온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기류가 전해지고 있다.
최근 백신 접종률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만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향후 내수 진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다만, 아직 국회에서 손실보상법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이에 대한 국회 논의를 신중하게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2일 청와대에 따르면, 전날(1일) 여당발(發)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에 대해 당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청와대 내부에서는 일단 논의가 공식화된 것에 대해 환영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최근 들어 백신 접종률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논의가 시작되는 것이 시의적절하다는 게 청와대 내부의 시선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여러 차례 방역상황이 진전됐을 때를 전제로 전국민 대상 지원금 지급 검토 계획을 내비쳤다는 점에서도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앞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수출 실적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견고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홍보했다. 반면 내수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맞춰 과감한 소비진작 및 내수 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상황이 거의 진정돼 본격 소비 진작이나 국민 사기 진작 차원서 재난지원금을 지원하자는 상황이 되면 그때는 보편 지원금도 생각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2월 여당 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는 당시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제안에 대해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온 국민이 '으쌰으쌰' 힘을 내자는 차원에서 국민을 위로하고 동시에 소비를 진작하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도 "방역 상황과 경제 여건 변화에 곧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큰 폭으로 증가한 추가 세수를 활용한 추가적인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지부진한 소비 회복과 일자리 양극화, 자영업자의 경영난 등을 감안해 올해 2차 추경 편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손실보상법 관련 입법청문회'에서참고인으로 출석한 곽아름 숨스터디카페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는 손실보상법의 소급 적용 여부와 적용 기준, 범위 등이 주요하게 논의된다. 2021.5.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재난지원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선 방역상황이 호전되는 게 급선무다. 방역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는데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대면서비스 등 일부 산업부문에서는 여전히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내구재·필수재 등에서 더 컸고, 음식점 등 대면 서비스 업종은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전국민 지원금 검토의 전제조건으로 방역상황을 내세운 것도 이 같은 결과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영업에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을 위한 손실보상법을 매듭짓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민 지원 카드를 거낸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손실보상법은 여야 모두 소급적용에 일정부분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민주당이 당정협의를 이유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에 불참함에 따라 논의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손실보상에 더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야당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재난지원금보다 손실보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여기에 정부도 재정난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당정 갈등도 예상된다.

청와대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최근 참모들에 당에서 손실보상법 소급적용과 관련된 인식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청와대는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선 여당이 본격적으로 논의를 개진해나가야 하는 시점으로 보고, 신중한 태도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뉴스1 통화에서 "지금은 여당이 본격적으로 논의를 주도해나가는 시점"이라며 "청와대에서도 여야간, 당정간 논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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