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과 김 총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고검에서 향후 검찰 인사에 대해 공식 협의하는 만남을 갖는다.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과 조종태 대검 기획조정부장도 함께 참여할 전망이다. 일정의 일부는 언론에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 협의 회동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기대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김 총장은 지난 1일 취임사에서 "공정한 평가를 기초로 능력과 자질, 인품을 고려한 적재적소 인사를 실시함으로써 소모적인 오해나 불신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일 박 장관을 예방하고 약 30분 동안 독대하며 검찰인사의 기본 방향과 관련된 의견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은 박 장관에게 지난해 정권 수사에 관여한 검사들이 좌천된 일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박 장관과의 환담 후 기자들을 만나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이 훌륭한 분이고, 좋은 말씀을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검찰 내부망을 통해 "주어진 사건에 최선을 다한 검사들이 특정 수사팀의 일원이었다는 이유로 인사 등에 부당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는 글을 남기고 검찰을 떠난 인물이다.
현재 검찰은 과거 추미애 전 장관 시절 검찰 인사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사 이동에서 현 정권 관련 사건들을 수사한 검사들은 좌천됐고 반대의 경우 요직에 등용됐기 때문이다.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현 정권 관련 수사를 지휘했다. 하지만 추 전 장관 시절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에서 현 법무연수원으로 발령났다. 반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각종 논란에도 살아남아 현재 직을 유지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총괄한 뒤 좌천된 한 연구위원과 이 지검장 인사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한 검사장은 검언유착 사건을 이유로 한직으로 발령났는데 아직 관련성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금 수사 무마 혐의로 기소돼 피의자 신분이다. 따라서 수사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위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최소한 이 지검장은 어떤 형식으로든 인사 발령이 있어야 한다"며 "다만 한 검사장의 경우 인사 정상화라 하더라도 수사라인 복귀는 어려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이 '요식 행위'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과거 박 장관이 지난 인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 차례 만나고도 이 지검장 교체, 한동훈 검사장 복귀 등 윤 총장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이 지검장을 유임시켰기 때문이다.
실제 이 지검장을 고검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도 유력하게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경우 김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검찰 내부의 반발을 이겨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