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자료사진). 2021.1.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이장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 당시 엘리엇 측의 문제제기 등을 우려해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 없는 것처럼 외관을 만들려고 한 것 아니냐는 검찰의 지적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박사랑 권성수)는 3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과 삼성 관계자 10명에 대한 4회 공판기일을 열고 삼성증권 전 직원 한모씨에 대한 3회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삼성증권에서 기업금융을 담당했던 한씨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계획과 계열사 합병에 대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측을 자문하고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계획안 '프로젝트G' 작성과 실행에 참여한 인물이다.


검찰은 한씨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삼성증권의 언론대응 방안을 홍보 담당 이모 상무에게 정리해 보고한 이메일을 제시했다.

이메일에는 '이해상충이 존재해 한 곳에 자문하는 것이 일반적' '본건 합병 과정에선 그룹차원 의사결정이 있었는지 등이 큰 쟁점'이라는 표현과 함께 언론대응 시 '양사(삼성물산-제일모직) 자문' 등이 알려지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이 합병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이 아니라 제일모직을 위한 합병이라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같이 대응한 것 아니냐"며 "삼성물산 2대 주주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이런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언론대응 방안 마련을 보고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검찰은 '엘리엇이 2대 주주라고 공시했으면 삼성물산의 자문사라고 알렸어야 하지 않나' '엘리엇 눈치를 왜 보느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한씨는 "엘리엇이 법률적 쟁점 만들어서 논란을 일으키는 전략을 갖고 있는데, 그런 측면을 우려해서 말한 것"이라며 "빌미를 주지않도록 기본적으로 조심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메일에 대해 "언론대응 할 때 주의했으면 좋겠다는 포인트를 적은 것"이라며 "과거 다른 합병건에서도 양사 자문을 했었다. 이메일과 같이 표현한 건 구구절절 설명하기 쉽지가 않아서 '이해상충이 있을 수 있어 한쪽 자문하는게 일반적'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증권) 사장님이 언론에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해상충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문을 진행했다'는 설명을 사장님께 드리는 것이 복잡할 것 같았다"며 "압축적으로 쓰다보니 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상급자에게 허위보고한 것이냐고 묻자 "디테일하게 설명 드리기 쉽지 않아 간단히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1개사 자문의 외향을 띠고 실제로 양사를 자문했다는 의미인지 묻는 검찰 질문에는 "외관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고객이 이해상충 관련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양사 자문 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금융업계 종사자로서 외관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IB 팀장으로서 적절한 발언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한씨는 "기본적으로 자문을 하는 IB입장에선 거래 성사를 전제로 자문드릴 수 밖에 없다"며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등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회계부정·부정거래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금산결합과 순환출자로 지배력을 유지하던 이 부회장이 순환출자 규제 등으로 지배력을 상실할 위험에 놓이자 승계계획안 프로젝트G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계획적으로 추진했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 측은 "당시 합병은 정상적인 기업활동"이라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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