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경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세와 물가 상승세에 대한 경계를 나타냈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한 것과 관련해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 확대에 힘입어 국내경제의 성장과 물가 전망치가 크게 높아졌지만 향후 코로나19 전개와 백신접종 진행 상황, 이에 따른 경제회복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를 살펴보면 세계경제 회복세 강화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지속한 가운데 민간소비는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은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회복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3.0%)를 상회하는 4%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에는 다양한 상·하방 요인이 잠재하고 있는데 상방요인으로는 백신접종 확대 등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 국내외 추가 경기부양책, 글로벌 반도체경기 개선세 강화 등이 있다"며 "하방 요인으로는 백신접종 차질에따른 경제활동 정상화 지연, 일부 제조업의 생산 차질 지속, 미·중 갈등 심화 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강화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전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고 수요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한은은 전망했다.

한은은 "당분간 현재의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와 주요국의 경기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적에 보다 유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안정성 훼손 가능성 크진 않다"

한은은 최근의 금융불균형 상황에 대해 "금융안정측면에서는 가계대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주택가격도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등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에 유의할 필요성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2019년 이후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동반 확대되면서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 부채비율이 2018년 말 91.8%에서 2020년 말 103.8%로 크게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2020년 말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은 OECD 37개국중 6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은은 "금융시스템 리스크 측면을 보면 현재로서는 금융불균형 누증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융기관과 보증기관의 가계·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여신과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의 합계액이 2019년 2067조원에서 지난해 2215조원으로 148조원 증가했다. 다만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LTV(주택담보대출비율)는 2019년말 50% 수준에서 2020년말 40%대 중반으로 하락한 만큼 은행의 자본적정성과 손실흡수여력도 대체로 양호하다는 게 한은은 평가다.

한은은 "과거 국내외 위기 사례 등에 비춰볼 때 금융불균형 누증 등 내부 취약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외 충격 등이 발생할 경우 경기과 금융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