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며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개인대출 창구 모습./사진=뉴스1
시중은행들이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대출 금리를 올리며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빚투'(빚내서 투자)족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 등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7월 12일부터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제공하기 위한 실적 기준을 상향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급여이체 실적이 월 50만원 이상이면 0.1~0.2%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급여이체 실적이 월 100만원을 넘겨야 이같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기존에는 3개월 동안 신용카드 결제실적이 50만원 이상이면 우대금리를 줬지만 다음달부터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신용카드를 매월 30만원 이상 결제해야 한다.


이는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이 강화된 것으로 이러한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없어 사실상 고객에게 적용하는 최종 금리가 인상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 폭은 0.1%포인트 줄었으며 '우리 스페셜론'과 '우리 신세대플러스론'은 우대금리를 모두 없앴다.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는 0.1%포인트 축소됐으며 '우리 비상금대출' 최대 우대금리는 1.0%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낮아졌다.
사진=임한별 기자

줄줄이 우대금리 축소에 이자부담은 커져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주택금융공사와 서울보증보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씩 내렸다. 이와 함께 NH농협은행은 공공기업과 대기업 직원 등 우량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신나는 직장인대출'과 '튼튼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는 1.0%포인트로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토지 등 주택이 아닌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의 우대금리도 1.0%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하향 조정됐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 3월에도 가계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0.3% 포인트 축소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달 주담대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가계대출 우대금리나 한도를 줄일 계획은 없다면서도 대출이 몰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문제는 가계 빚이 급증한 데다 한국은행 내부에서 기준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7조8076억원으로 지난해 말(670조1539억원)보다 2.6%(17조653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2.4%(11조3233억원) 증가한 485조1082억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3.6% 늘어난 138조491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음달 가계부채 관리 방안 시행을 앞두고 막차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7일 은행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업권 협회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준비 상황과 가계대출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은행권 40%·비은행권 60%)가 핵심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국채 금리가 최근 계속 올라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의 이자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