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착수하며 삼성전자 지원사격에 속도를 낸다. /사진제공=삼성SDI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더욱 속도가 붙는다. 삼성SDI가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쓰이는 핵심 소재 개발에 나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개발에 착수한다. 이를 위한 8인치 웨이퍼 노광 및 트랙 장비도 연구소에 들여놨다. 김상균 전자개발실장 주도하에 관련 전문가를 경력 공채를 통해 영입하는 등 연구팀 재정비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상에 도포되는 감광성 수지다. 노광 장비로 빛(자외선)을 비추면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를 통해 설계대로 회로 패턴이 그려지도록 한다. 기존 필름 카메라에서 사진의 상을 맺게 하는 감광제 역할과 유사하다.

포토레지스트 분야는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에서도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2019년 7월 일본 아베 정부가 한국을 향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단행했을 때 고순도 불화수소 및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함께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도 그 대상이 된 바 있다..


EUV 공정은 10나노 이하 초미세 반도체 회로 구현을 위해 필수적이다.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도 전용 포토레지스트가 없으면 반도체 제조가 불가능하다.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를 시행할 당시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는 없었다. 이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은 80~90%에 달한다

이제 정부와 업계는 미국 듀폰사의 국내 생산시설 투자를 유치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 노력을 꾀했다. 국내 업체인 동진쎄미켐이 200억원을 들여 공장을 짓는 등 국산화 노력도 이어졌다. 하지만 일본산 EUV용 포토레지스트 수입액 자체는 오히려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업체들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한국 내 생산시설에서 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SDI가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한다면 사업 다변화를 이루는 동시에 삼성전자 등이 일본산 소재 의존도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삼성SDI는 노광 공정에서 2차 방어막 역할을 하는 SOH(Spin-on Hardmask), 금속도선 사이를 절연하는 SOD(Spin-on Dielectrics), 웨이퍼 표면 연마재인 슬러리 등을 개발·공급해왔다.


삼성SDI 관계자는 “포토레지스트 개발을 하는 것은 맞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유하기 어렵다”면서 “반도체 소재 사업 관련해 다변화 노력을 지속해왔고 이번 포토레지스트도 같은 맥락에서 신사업 발굴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