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1.6.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김유승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선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야권에서는 1위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의 '데뷔전'을 호평하며 반겼지만 정치평론가들은 '전언정치 모음'이라며 큰 인상을 주지 못한 선언문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큰 관심사인 '국민의힘 입당'에도 명확한 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는 대체로 윤 전 총장의 '정부 비판' 메시지에 공감하며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정권교체를 바라는 다수 국민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고, 대선 도전을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예상보다 높은 강도로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패악질에 직격탄을 날렸다"고 평가했다.

박수영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대변한, 충분히 공감하는 출마의 변"이라고 했고, 권성동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대목에서 많은 국민이 공감하셨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평론가들은 윤 전 총장 출마의 변에 구체성과 신선함이 부족했다고 봤다.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문재인 정부 비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장 큰 관심사인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메시지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인 만큼 야권이 어떻게 정권교체를 도모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있었어야 한다는 비판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대선 출정식에서 ""정치철학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 한다"면서도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이미 이 자리에 서기 전에 다 말씀드렸다"며 입당 문제에 관한 즉답을 피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신선함이 없었다. 구태의연한 상식으로 뛰어들었다"며 "출사표에 국민의 공감이 가게 하는 발언보다는 '문재인 정부 때리기'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때리기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하겠다고 보여주는 게 출사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시대정신이 뭔지 밝혀야 하는데 반(反)문재인·자유민주주의밖에 없었다"며 "정치학에서 말하는 자유민주주의의 개념이 굉장히 다양하다.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하는데 그게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이걸로 추동력을 살려 지지율 1위를 굳힐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치 초년생이 대선을 9개월 앞두고서도 정책과 비전을 밝히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자유·정의·공정을 이야기하면 누가 공감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도 "본인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하기 직전부터 이후까지 '전언정치'를 통해 내놓은 메시지를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다"라며 출마선언이 인상적이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이 평론가는 "대통령을 하려면 뭘 준비했는지, 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왜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3개월간 전문가를 만나고 나서 안보·경제 등 관련해서 하나로 정리된 무언가를 던질 수 있었어야 하는데 없었다"고 짚었다.

윤 전 총장이 4개월에 가까운 잠행 기간 동안 각 분야 전문가를 만나며 노동·사회·경제·외교 등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고 알린 것에 비하면 국정 구상의 핵심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립각을 세운 윤 전 총장의 메시지가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을 더 뚜렷하게 만들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표현이 거셌는데, 야권의 대선후보 입지를 다졌다고 볼 수 있다"며 "종합적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신 교수도 윤 전 총장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답을 명확히 않은 점은 문제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정치 경로에 대해 애매모호하게 말한 부분은 문제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예측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불신이 싹트고, 그러면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 한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가장 중요한 게 입당 부분"이라며 "국민의힘과 같이 한다고는 하면서 정작 입당을 언제 할지 이야기를 안 하면 그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도 "제일 중요한 건 국민의힘과의 관계인데 결론이 없었다"고 했고, 이 평론가는 "1위 후보면 본인이 판을 주도할 수 있는데, 범야권 단일화 관련해서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입당 비전이 없었고, 경선 구도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나 유승민 전 의원이 대항마로 뜨는 상황인데, 애매모호하거나 새로운 게 없다고 전제하면 실망감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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