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근 변호사(왼쪽)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쿠팡 사태 해결 위한 정부·국회 역할 모색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제공
"쿠팡은 고객 점유율 확대를 위해 판매자와의 거래조건이나 택배·배달 종사자의 근로조건을 희생하는 전략을 추구해왔다. 이 같은 경영전략은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 내용인 '사회적 책임 경영'에 역행한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경제민주화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혁신인가? 착취인가? 쿠팡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국회 역할 모색 토론회’에서 쿠팡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경시하는 혁신의 아이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변호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최저가 판매와 로켓 배송 등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쿠팡 이용자 수는 2018년 916만명에서 지난해 1485명으로 2년 사이 62.1%가량 늘었다. 

김 변호사는 "쿠팡은 배달의 민족, 카카오, 네이버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적으로 열어가고 있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회자되고 있다"며 "1500만명에 육박하는 고객,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성장세 등이 투자 심리를 움직여 지난 6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단숨에 시가총액 881억달러 규모의 회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창립 10년 만에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로 성장했지만 사회적 책임에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오히려 오픈마켓과 외식배달 플랫폼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판매자, 택배·배달 종사자를 희생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게 김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쿠팡은 최우선 경영전략을 고객 점유율 확대에 두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판매자의 거래조건이나 택배·배달 종사자의 근로조건을 희생하는 전략을 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택배기사 과로사, 블랙컨슈머의 부당한 요구에 시달린 판매자의 사망, '아이템위너'라는 불공정한 판매방식 강요, 물류센터 대규모 화재 등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기업집단의 사업내용을 사실상 지배하는 총수(동일인) 지정에서 벗어나고, 국내 등기이사에 사임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김 변호사는 "쿠팡 이사회가 사회적 책임 경영에 소홀한 임원들의 책임을 묻는 안건을 다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거수기 역할만 한다고 우려되는 이사회가 견제와 감시라는 고유의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지배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쿠팡의 사회적 책임 경영을 위해 ▲소비자, 종업원, 판매자 단체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사회 지배구조의 개혁 ▲쿠팡 플랫폼과 판매자의 상생협약 추진 ▲택배·배달 종사자 단체와 사회적 협약 추진 등을 제시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다수의 기업들이 EGS 경영, 즉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하는 경영을 선언하고 있지만 쿠팡은 이러한 경영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쿠팡의 사회적 책임 경시 태도는 소비자의 신뢰를 훼손해 집단 탈퇴로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