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개인화기 및 탄약 미보유로 자체 방호능력 부족', '총기 및 탄약 미보유에 따른 사격훈련 미실시'.
국가철도공단에 대한 2020년 후반기 국가중요시설 합동방호진단 결과(보고) 중 일부다.
국가중요시설이란 철도, 공항, 항만, 주요 산업시설 등 적에 점령 또는 파괴되거나 기능이 마비될 경우 국가안보와 국민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되는 시설을 말한다.
◇철도공단 17개 국가중요시설 방호원 총기사용 불가능
국가철도공단은 통합방위법 및 시행령에 따라 한강철교 등 국가중요시설 17개소의 방호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방호인력의 법적 신분이 문제가 되면서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
통상 국가중요시설의 방호업무를 청원경찰과 특수경비원이 담당하는 것과 달리 국가철도공단의 방호인력은 방호원(실무직)으로 개인화기(총기) 사용이 불가능해 국가중요시설 방호인력으로 활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방호인력들은 가스총만 소지하고 방호근무를 서고 있다.
특히 이들은 연 2회 실사격 훈련을 받아야 하지만, 총기를 소유할 수 없는 만큼 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주무부처인 국방부에서 이를 이미 수차례 지적했지만, 공단 측은 Δ국가중요시설 17개소는 철조망을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고 Δ가스총과 경봉을 휴대하고 근무하는 것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자체방호계획을 수립했다는 입장이다.
자체방호계획에 사격훈련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관리자가 개인화기를 구입했을 때 사격훈련을 포함해야 한다는 조항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반론을 내놓고 있다.
◇예비군 동원되면 지키다 말고 차출…국가주요시설은 구멍
과거 한국철도시설공단 시절 용역업체를 통해 온라인교육으로 진행되던 직무교육이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오히려 '악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 이상 특수경비원 신분이 아닌데도 특수경비원 직무교육을 온라인으로 듣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화기 대신 가스분사기로 훈련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 큰 문제는 방호인력들이 예비군 훈령에 따라 유사시 타 군부대로 동원될 경우 국가중요시설 방호인력에서 제외되는 문제점이 발생해 비상시 국가안보의 초기대응 체제에 큰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실제 다른 국가중요시설의 경우 비상시를 대비해 각 시설이 총기를 기부체납하는 형식으로 보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공단 방호원은 민간인 신분으로 채용됐고, 방호계획에 3지대를 방호하는 임무로 총기휴대시 총기탈취 등 강력사건 발생이 우려돼 가스총과 경봉을 휴대하고 근무하는 것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지역 군·경의 협조를 받아 자체방호계획을 수립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청원경찰로 전환시 예산 확보 어렵단 이유로 사실상 방치
그러나 실제 노사간 교섭 내용 등을 들여다보면 청원경찰로 전환시 인건비 예산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청원경찰로의 전환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청원경찰법에 명시된 임금체계대로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선 임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방호원 측은 "군입대 연령 인구감소로 인해 군병력 운영에 제한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가통합방위시스템상 국가중요시설 방호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개인화기도 소지하지 못하고, 유사시 근무지를 이탈할 수 있는 방호원에게 국가안보를 맡기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공단 측은 "최근 다수 기관에서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청원경찰 인원이 자연적으로 감소하면 필수 정원을 제외하고는 그 자리를 민간용역 또는 자회사 특수경비원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단만 역으로 방호실무직을 청원경찰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단 예비군·민방위에 해당하는 인력이 늘어나면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통합방위법 시행령 제32조 '등'과 관련된 법제처의 법령해석 결과를 토대로 공단의 방호실무직도 청원경찰 및 특수경비원과 마찬가지로 예비군·민방위 동원 시 보류될 수 있도록 국방부 및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하여 보완·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철도 테러로 수백명 죽을 수도 있는데…안보 불감증"
방호원 A씨는 공단의 이같은 논리에 대해 "안보 불감증이라고 보면 된다. (아직 테러가) 안 일어났으니까"라고 지적했다.
A씨는 "일례로 지난 2008년 토지보상에 불만을 품은 한 노인이 국보 1호에 불을 질렀다"면서 "정신질환자가 철도 토지 보상을 문제삼아 테러를 한다고 해도 현재로선 무방비다. 가스총이 있다고는 해도 바람이 불면 우리에게 날아오는 지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테러를 막지 못해) 철교가 조금이라도 휘어진다고 하면, 기차 하나에 1000명씩 타는데 기차가 탈선돼 수백 명이 죽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취재팀(박상휘 팀장, 양새롬 박동해 김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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