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 대표팀(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여자 핸드볼이 도쿄 올림픽에서 17년 만의 메달에 도전한다. 쉽지 않은 조건이지만,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다시 한 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자 핸드볼은 그동안 올림픽 '효녀 종목'이었다. 1988 서울 올림픽과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고, 이후로도 1996 애틀란타 올림픽과 2000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 2004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을 수확하며 많은 감동을 안겼다.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기적과도 같은 성과를 낸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이야기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제작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핸드볼의 묘미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흐름은 좀 다르다. 2004 아테네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메달과 거리가 멀어졌고, 자연히 팬들의 관심도 떨어졌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더욱 특별하다.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지난 2019년 9월 올림픽 아시아예선을 5전 전승 1위로 통과하며 도쿄행 티켓을 획득, 세계 남녀 핸드볼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는 등 혼란이 있었지만,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지난 2월 2020-21 핸드볼리그가 종료된 뒤 곧바로 소집돼 오랜 시간 조직력을 다졌다.


훈련 중인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뉴스1

지난달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이후로는 남자 대학팀, 남자 청소년대표팀을 상대로 '특별 훈련'을 실시했다. 더 강한 선수들을 상대로 훈련하면서 체력과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전지훈련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유럽 선수들의 압도적 피지컬과 빠른 볼 스피드에 대비하기 위해 남자 팀과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악재도 있다. 박새영(경남개발공사), 이효진(삼척시청), 김수연, 김선화(이상 SK) 등 팀 핵심이자 베테랑인 선수들이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낙마했다.

2019년 아시아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하며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지만, 자세히 살피면 당시와 지금의 스쿼드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는 셈이다. 강재원 감독 역시 "초반과 지금의 전력이 다소 다르다"며 부상 선수의 이탈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는 이르다. 오랜 기간 피 나는 훈련으로 조직력을 맞춘 데다 본선 조 편성 또한 나쁘지 않다. 한국은 도쿄 올림픽 본선에서 네덜란드, 노르웨이, 일본, 앙골라, 몬테네그로와 함께 A조에 속했다.

훈련 중인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단(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뉴스1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같은 조에 속한 앙골라와 일본을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봤을 때, 최소 조 4위로 8강까지는 진출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 뒤, "다만 조 4위로 오를 경우, 8강에서 B조 1위와 대결해야 해 쉽지 않다. 결국 앙골라, 일본 외에 다른 팀도 잡아야 더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 역시 "모든 팀들이 까다롭다. 하지만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중 한 팀을 잡을 수 있어야, 토너먼트에 오른 뒤 메달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25일 노르웨이와 1차전을, 27일 네덜란드와 2차전을 벌인다. 꼭 잡아야 하는 상대들을 대회 초반에 거푸 만나는데 이 2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의 메달 윤곽이 달라질 전망이다.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에이스 류은희는 "최근 여자 핸드볼의 올림픽 성적이 좋지 않아서, 핸드볼을 하려는 아이들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핸드볼을 즐길 수 있도록, 이번 대회에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17일까지 국내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22일 도쿄로 출국한다. 다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도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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