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비정규직 사태 해결을 위한 경기 대책위 회원들이 지난 1월2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4년 평택지회는 현대위아를 상대로 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1심과 2018년 2심 모두 평택지회가 승소했고, 대법원은 지난 8일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진=뉴시스
대법원이 사내하청 형태로 근무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현대위아 측이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재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 8일 A씨 등 64명이 현대위아를 상대로 낸 고용의사표시 등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대·기아차의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인 현대위아는 경기 평택시에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사내하청 형태로 근무하던 A씨 등은 현대위아의 지휘·명령을 받아 일하고 근무도 현대위아 측이 직접 관리했다는 등의 이유로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현대위아는 A씨 등에게 공정에 투입할 부품 및 조립방법 등에 관해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다"며 "현대위아가 계획한 전체 엔진 생산 일정 등에 연동해 작업이 진행되지 않을 수 없어 A씨 등은 현대위아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정에 필요한 전체 인원이나 각 공정별 투입인원에 관한 실질적 작업배치권, 현장 및 휴일근로 지시권 등 A씨 등의 전반적인 노무관리에 관한 결정 권한은 실질적으로 현대위아가 갖고 있었다"며 "A씨 등은 (도급계약상) 엔진 조립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범위가 한정된 업무 이행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사내하청업체는 업무에 필요한 설비 등을 현대위아로부터 무상으로 임차했다"며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대위아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도급과 파견의 경계가 법령으로 정해지지 않고, 법원의 해석으로만 판단하는 상황에서 산업현장은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며 "불법파견 판단에 따른 비용은 모두 기업이 부담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서 "당사는 모빌리티 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년째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번 판결로 발생할 막대한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며 "기업의 존속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서 부담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포스코·현대중공업·한국지엠·금호타이어 등도 이번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 더해 이와 관련한 소송이 더 늘어날 수 있어서다.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 6일 계열사를 설립해 협력업체 근로자 7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내 비정규직 노조는 계열사가 아닌 현대제철 소속 정규직 전환을 원한다며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