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의 자동차 종합관리 브랜드 스피드메이트는 전국 630여개 정비망을 보유하고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SK네트웍스
지난 3월 현대종합상사가 ‘현대코퍼레이션’으로 사명을 변경한 데 이어 이달 1일부터 LG상사도 새 사명인 ‘LX인터내셔널’을 사용한다. 이로써 국내 대표 종합상사 중 사명에 ‘상사’가 들어가는 회사는 없다. 사명 변경과 함께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친환경·렌털·식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업을 확대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국의 종합상사는 1970년대 정부 수출진흥 정책으로 탄생했다. 당시 정부는 상장회사로서 수출통관액이 한국 전체 수출통관액의 2% 이상을 달성하면 대외무역법에 따라 종합상사로 지정했다. 종합상사로 지정된 회사는 수출 장려 정책상 세제·금융에서 상당한 혜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제조업체 수출 능력 향상과 정부 지원이 점차 줄어들며 2009년 10월 종합상사 제도는 공식적으로 폐지됐다.

현재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대표 상사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 ▲SK네트웍스 ▲삼성물산 상사부문 ▲현대코퍼레이션 등이 있다. 사명에서 상사는 사라졌으나 무역업을 기본으로 한다. 대규모 시설투자와 고정된 사업을 영위하는 제조업과 달리 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민첩하게 움직이며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사업목적 정관 변경에 신사업 진출까지



최근 사명을 바꾼 LX인터내셔널은 사명 변경에 앞서 지난 3월 제6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 추가를 위해 정관을 변경했다. 회사가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은 2009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새로 추가한 분야는 ▲관광·숙박업 ▲통신판매업·전자상거래 ▲폐기물 수집·운송·처리시설 설치·운영업 ▲디지털콘텐츠 제작·유통·중개업 ▲소프트웨어·플랫폼·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운영·판매업 ▲데이터베이스·온라인 정보제공업 ▲의료검사·분석·진단 서비스업 등 총 7개다.

LX인터내셔널은 현재 전 세계 약 20개국 50여개 사업 거점을 확보하고 ▲에너지·팜 ▲생활자원 ▲솔루션 등 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니켈·리튬 등 2차전지의 원료가 되는 미래 유망 광물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과 자원순환 등 친환경 분야 신사업 진출을 위해 탄소배출권과 폐기물·폐배터리 처리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바이러스 진단키트 등 의료기기 거래로 헬스케어 시장에도 진입했다. 건강·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주력 사업지역인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제품 유통과 진단 솔루션 구축·투자 등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685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 ▲당기순이익 97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598억원의 71%에 달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성장 사업 집중해 수익성·재무구조 개선


SK네트웍스는 40여년 동안 해오던 철강 무역 사업을 2022년 6월30일자로 종료한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SK네트웍스는 미래 성장 사업 중심 포트폴리오로 전환하기 위해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최근 매출총액 10조6259억원 중 철강 부문 매출은 1조233억원으로 9.63%를 차지한다.

회사는 1970년대부터 국내외 제조사가 생산한 철강재를 수출입하는 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제조사 직거래 물량이 늘면서 SK네트웍스의 역할 감소와 시황 변동 위험 등을 고려해 해당 사업을 접기로 했다. SK네트웍스는 높은 경쟁력을 지닌 화학 무역 사업은 유지하며 해외사업 역량을 축적하고 핵심 성장 사업과 글로벌 투자사업 육성과 향상을 위해 해외 거점 운영을 최적화할 방침이다.

SK네트웍스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7538억원 ▲영업이익 264억원 ▲당기순이익 6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 35.4%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성장 사업인 홈케어(SK매직)·모빌리티(SK렌터카·스피드메이트 등)·렌털 분야에서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이번 의사결정으로 소비재·렌털 기업으로서 정체성이 명확해져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가치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경영환경 변화와 이해관계자 요구를 반영해 사업모델 전환 성과를 거둬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회사인 포스코SPS 공장이 위치한 천안과 포항에 약 229억원을 투자해 구동모터코아 생산공장을 신축한다고 밝혔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철강과 에너지 등 기존 핵심사업과 함께 식량과 친환경 전기차 부품 등 신사업을 육성 중이다. 특히 세계 10위권 식량종합사업회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곡물 취급량을 현재 800만톤에서 2030년 2500만톤까지 확대해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터미널과 인도네시아 팜오일 농장 등 식량 생산국 현지 사업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기존 식량 거래와 인프라 운영에 그치지 않고 국내 유망 푸드테크 기업과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인 7조8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69억원, 순이익은 929억원을 달성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25.6%, 영업이익은 45.4% 늘었다. 2분기 실적 발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 2분기 매출은 6조7592억원, 영업이익 144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