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개그맨 신규진, 최우선이 5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7.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해 유일했던 지상파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인 KBS 2TV '개그콘서트'가 종영하면서 tvN '코미디빅리그'(이하 '코빅')은 대한민국 유일무이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됐다. 더이상 지상파에서도 새로운 공채 개그맨들을 뽑지 않는 시대. '코빅'은 새로운 코미디언들이 방송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이 됐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열두 번째 주인공은 '코빅'을 통해 처음으로 방송에 데뷔한 신규진(31), 최우선(33)이다. 두 사람은 모두 윤형빈 소극장 출신으로 2017년 '코빅'을 통해 데뷔를 하게 됐다. 공채 개그맨이라는 제도가 사라진 현재, 신규진과 최우선은 공채 개그맨이 아니더라도 많은 웃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신규진은 '오동나무 아저씨'라는 캐릭터로 데뷔 무대에서부터 얼굴 도장을 제대로 찍더니 이후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며 '코빅'의 중추 멤버의 역할을 맡아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최우선은 '잠입수사' 코너로 데뷔해 연기를 못하는 건지 혹은 연기를 못하는 연기를 하는지 모를 어색한 캐릭터를 주로 맡으며 '코빅'의 다양한 코너에서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꿈 꿨던 공채 개그맨은 아니지만 '코빅'으로 데뷔해 누구보다 더 뜨거운 웃음에 대한 열정으로 코미디언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신규진과 최우선. 이 두 사람의 코미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개그맨 신규진, 최우선이 5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7.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코미디언을 만나다】신규진·최우선 편 ②에 이어>
-신규진씨는 '런닝맨'이나 '놀면 뭐하니?'에서 유독 긴장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줬는데.


▶(신규진) 이제는 안 할 자신이 있다. 이제는 시스템을 알겠다. 그런 메이저급의 예능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대충 시스템을 알겠다. '놀면 뭐하니?' 나왔을 때도 앞서서 '런닝맨'으로 유재석 선배를 두 번이나 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녹화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TV를 보는데 얼굴이 창백하더라.(웃음) 내가 이렇게 나오는구나 생각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흐름을 알게 됐다. 유재석 선배님이 캐릭터를 잘 잡아주신다. 그때 저는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하는 걸 머릿속으로 생각해서 캐릭터를 잡고 갔는데 그게 안 되더라. 재석 선배님이 '너는 긴장하는 게 얼굴에 있으니깐 그걸로 (캐릭터로) 잡자'라고 해주신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캐릭터를 안 잡고 가려고 한다. 공개 코미디처럼 콩트가 아니지 않나. 예를 들어서 '오늘 빵을 해야지'라고 밀가루를 준비해서 가서 '오늘 밥 해야 한다'라고 하면 긴장하는 거다. 이제는 정말 빈 그릇을 들고 가야 한다.

▶(최우선) 재료를 많이 준비하는 것보다 선배님들 믿고 가야 한다. 평소에 준비가 된 몸이 돼 있기도 해야 한다.

-최우선씨도 예능에 대한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

▶(최우선) 규진이도 '런닝맨' 나가거나 '놀면 뭐하니?' 나가는 거 보면 당연히 부럽다. 하지만 '왜 안 불러주지?' 이런 생각은 안 한다. 나 같아도 안 부를 것 같다.(웃음)

▶(신규진) 그런데 우선이형이 tvN 쪽에서 러블리가 엄청 쌓여있다.

-김해준, 이은지 등 최근 '코미디 빅리그' 출신 개그맨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최우선) 사실 처음에 해준이형이 이렇게 잘 나갈지는 몰랐다. 처음 해준이형이 잘 나갈 때는 약간 의심을 했다. 2년에서 3년 동안 저희가 같이 살았었는데 '잘 돼도 이렇게 잘 된다고?'라고 할 정도였다.

▶(신규진) 만약 지금 제일 호감도 있는 개그맨 조사를 하면 3등 안에는 해준이형이 들 것 같다.

▶(최우선) 제가 원래 질투는 없는데 옆에 잘 되는 사람이 있으니 자극이 되더라. 좋은 자극이었다. 해준이형이 제가 유튜브 하는 것도 도와줬다. 이 형은 같이 시작하고 같이 했는데 '나는 뭐 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저는 그걸 좀 더 자극제로 삼았다.

개그맨 신규진, 최우선이 5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7.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최근 개그맨의 정의가 애매모호해지는 경향도 있지 않나.
▶(최우선) 저는 저변이 넓어져야지 보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탁구를 잘 하는 이유도 탁구 하는 사람이 많은 것 덕분이다. 이렇게 저변이 넓어지면 코미디를 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신규진) 저는 사실 해준이형이 뜨기 전까지만 해도 개그 쪽에서는 꼰대였고 선비였다. 공개코미디를 해야만 하고 공채 시험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제가 한 번도 공채 타이틀을 가져보지 못해서 이런 자존심이 더 강했던 것 같다. 요즘 유튜브로 빠지는 게 개그맨도 많지만 개그맨이 아니신 분이 개그맨처럼 하는 걸 보면 '저 분들은 개그맨이 아니다'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바뀌고 하다 보니깐 플랫폼만 바뀐 거지 개그를 해서 사람들한테 웃음을 준다는 거는 똑같은 거더라. 유튜브라든가 SNS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이 개그를 더 많이 접하고 친근감을 느끼지 않나. 저는 어느 순간 제가 바보 같더라. 생각해보니 '나도 공채가 아니고 특채인데 내가 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건강한 웃음'을 주는 사람이라면 코미디언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본인에게 코미디란 무엇인가.

▶(신규진) 저는 모든 사람을 웃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재밌는 개그를 하고 싶다. 소수의 사람이라도 '쟤는 자기가 잘하는 게 있다'라고 하지 않나. (이)진호 선배님도 처음부터 자신의 스타일을 가지고 개그를 하기는 했지만 그 부분으로 계속 가다 보니깐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하지 않나. 다만 저는 모든 사람을 포용하지 못한다. 악플도 견딜 자신도 없다. 그냥 제 삶 자체로서의 코미디, 내가 하고 싶은 코미디를 하고 싶다.

▶(최우선) 저는 서른 넘게 살다 보니깐 사랑하고 사랑받는 슈퍼스타는 적성에 안 맞는다는 걸 안다. 예전에는 선망 받고 하고 싶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거울을 보기 시작햇다. 음식점으로 치면 전국에 몇 개의 점포가 있는 체인점이 아니라 홍대에 있는 조그만 라면집이지만 줄 엄청 서 있는 곳 같은 코미디를 하고 싶다. 언제나 줄 서도 맛있는, 그렇다고 매장 확장을 하지 않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다. 저만이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다.

▶(신규진) 정정하겠다. 코미디는 '코빅'이라고 하면 안 되겠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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