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선정작 ‘매미’의 윤대원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7.1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서울, 칸=뉴스1) 고승아 기자,이준성 프리랜서기자 =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한 윤대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단편영화 '매미'로 제74회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La Sélection de la Cinéfondation) 부문에 초청,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휴양지 칸에 직접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뜻깊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시네파운데이션은 영화 전공 학생들의 졸업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섹션으로, 윤대원 감독은 올 2월 완성한 졸업작품인 '매미'가 해당 섹션에 선정돼 칸을 방문하게 됐다. '매미'는 무더운 여름밤, 소월길에서 성매매를 하는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윤대원 감독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소월길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본 광경을 스크린으로 옮겨 담아 '결정' '선택'에 관한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윤대원 감독은 2008년, 2009년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으며, 2017년 단편영화 '애니마'로 한중국제영화제 본선, 2020년 웹툰 원작 단편영화 '새장'으로 국내 영화제에 다수 초청돼 주목받은 바 있다. '매미'로 각국의 신인 감독들과 이름을 나란히 한 윤대원 감독을 뉴스1이 칸영화제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14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선정작 ‘매미’의 윤대원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7.1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N인터뷰】①에 이어>
-직접 칸 레드카펫을 밟은 소감은 어떤가.

▶전날(한국시간 14일) 처음 레드카펫을 밟았다. 막상 와서 레드카펫 행사를 보니 보안이 심하더라. 그리고 레드카펫은 모두가 밟고 싶어 하는 화려한 무대인데 영화를 오래 공부하는 동안 레드카펫을 밟을 기회나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길을 간다는 이미지는 상상해보지 못했다. 사실 영화하는 사람에겐 흔한 이미지니까. 나름대로 오래 영화를 공부하고, 다른 영화제도 몇 번 참석해봤지만 이렇게 전형적인 이미지의 턱시도를 입고 레드카펫을 걷는 걸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해서 생각보다 많이 떨렸다.

-봉준호 감독이 칸영화제에 방문했는데 혹시 만났나.


▶두 번 뵀는데 아주 개인적으로만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다. 한 번은 첫 번째 레드카펫(개막식)에 참석하는데 늦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겼다. 정신없이 보타이를 매면서 가고 있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바로 앞에 한국인이 있길래 봤더니 봉준호 감독님이셨다. 그때 너무 얼어서 인사도 못했고, 감독님이 오시는 것도 몰랐다. 정말 바로 앞에 계셔서 놀란 상태로 있다가 우리 영화 배우들에게 '봉감독님 오셨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음 일정은 봉준호 감독님의 마스터클래스였는데, 사무실에서 티켓을 수령할 기회가 있어서 구해서 들었다. 기존 인터뷰 내용도 있었고, 새로운 애니메이션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프랑스까지 와서 봉준호 감독님을 만나니까 재미있고 반가웠다. 정말 귀엽고 멋지시더라.

14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선정작 ‘매미’의 윤대원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7.1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칸영화제에 현장에 와보니 어떤가, 혹시 에피소드가 있다면.
▶특별히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기보다는, 현재 하나하나 충실히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아무래도 영화를 위해서 매일 턱시도 입고, 나비넥타이를 하고, 구두를 신고 극장에 가야 하고, PCR(유전자증폭) 테스트를 이틀에 한 번 해야 하니까 하루를 부지런하게 살아야 하더라. 이전에 영화관에 가기 위해 매일 수고스럽게 양복을 입고 간 적이 없으니까 이 자체가 나중에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편안하게 보는 것이 아닌, 최선의 컨디션으로 극장에 경건하게 참여해야 하는 경험이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박수도 이렇게 오래 치는 문화가 생소하고 신기하다.

-특히 유튜브와 넷플릭스 세대들에게는 더 신기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기꺼이 수고스러울 수 있는 기회를 접하기가 어려우니까. 나보다 조금 더 어린 세대들은 오히려 이게 멋있거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해가 안 되는 행동처럼 느껴질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이런 장면을 본 적이라도 있지만, 더 어린 세대는 아예 경험이 없으니까 말이다. '왜 어른들이 저러면서 박수를 치냐'는 그런 느낌이 들 것 같기도 하다.

14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선정작 ‘매미’의 윤대원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7.14/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차기작 계획은 잡혔는지 궁금하다.
▶계획이 구체적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단편을 적지 않게 찍었다. 모든 영화학도들이 그렇겠지만 나도 열심히 장편을 준비하고 있다. 성실하게 좋은 작품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칸영화제에 온 것을 원동력 삼아서 힘차게 준비를 잘해서 장편으로 꼭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다. 지금 구체적이진 않지만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장편 영화를 찍는 것은 단편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진입이라, 더 튼튼한 시나리오를 써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그렇다면 최근 가장 관심 있는 소재나 주제가 있나.

▶지금 틈틈이 쓰고 있는 글은 꿈에 중독된 한 여자, 제약회사 여성 직원의 이야기다. 코로나 시국도 그렇고 가상에서 비대면으로 많이 진행하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 원초적인 감각들이 깨어있고 거기에 중독되는 시대가 있지 않았나. 요즘 어떠한 신체적인 경험에 요즘 관심이 많이 간다. 특히 지금 그런 것들이 차단된 시대인 만큼 촉감이나 기분을 느끼고 거기에 중독되고,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원초성을 어딘가에서 꾸준히 만나는 상황이 생긴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지에 대한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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