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8부(부장판사 이기선)는 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A씨가 서울대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재임용 거부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지도학생에 대한 부절절한 발언으로 인권센터에 신고됐고 지도교수 교체도 이뤄졌다"며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고 대학교의 이미지를 훼손한 행위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재임용 거부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도학생 5명이 있는 식사 자리에서 "내가 지금 혼자이니 나중에 나랑 같이 살지 않겠느냐", "너 정도 미모면 미국의 TV에서 방송하는 모 프로그램에 나가도 될 만큼 경쟁력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 발언을 알게 된 다른 대학교수 B씨는 위 사건 신고서를 작성해 인권센터에 제출했지만 피해 학생과 부모가 조사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대학에서는 지도교수를 교체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했다.
서울대 측은 A씨가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대학의 이미지를 훼손했고 연구 논문 또한 연구실적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재임용하지 않기로 했다.
A씨는 재임용거부 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매월 받지 못한 임금과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2019년 1월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2012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 기금 교수로 근무해왔다.
A씨는 "연구실적물 심사 요건을 모두 충족했고 교육연구 활동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거나 서울대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실도 없다"며 "재임용 거부 결정은 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 논문이 재임용 결격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A씨의 부적절한 언행 등을 고려해 재임용을 거부한 대학의 자율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원 재임용과 관련한 인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헌법 규정 취지에 위배될 수 있다"며 "임용 기간이 만료된 자를 다시 재임용할 것인지 여부는 대학의 자율권에 기초한 재량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적절한 언행이 1회에 그친 행위라고 하더라도 비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대학교의 명예나 교원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한다는 목적은 이 사건 재임용 거부에 따라 A씨가 받게 되는 불이익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