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흡입후 60대 모텔주인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선고 받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본드 흡입으로 인한 환각상태에서 60대 모텔주인을 폭행해 살인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 최성보 정현미)는 살인·화학물질관리법위반(환각물질흡입) 혐의로 기소된 A씨(54)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경기 연천군의 한 모텔에서 공업용 본드를 흡입한 상태에서 모텔 주인인 여성 B씨(66)를 폭행해 살인한 혐의다.

A씨는 약 2시간 동안 본드를 흡입한 뒤 환각상태에서 모텔 복도로 나가 화분을 발로 차 부쉈고 이에 항의하는 모텔 주인이 자신을 폐쇄회로(CC)TV로 감시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창문을 부수고 카운터 안으로 침입한 A씨는 B씨의 얼굴과 몸을 마구 폭행했다. B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A씨는 이전에도 다수의 폭행·본드흡입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19년 6월 본드흡입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출소한 지 불과 닷새 만에 범행을 저질렀다.

1심은 "징역형 집행을 종료한지 5일 만에 본드를 흡입하고 피해자의 얼굴·목·복부 등 치명적인 부위를 수십 차례 폭행해 살해했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잔인하고 끔찍한 공격으로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내렸다.

A씨는 1심에서 범행 당시 본드 흡입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수사기관에서 범행 동기나 수법을 구체적으로 말했고 특히 본드 흡입 후 행동은 80%이상 기억이 난다고 진술했다"며 "피해자가 카운터 문을 열어주지 않자 창문 유리창을 깨고 침입한 것을 보면 사건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도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또한 원심과 같은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이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피의자는)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A씨는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에 대해서도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재범 위험성이 있다며 원심의 부착명령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