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미국의 라이언 화이트 감독이 '암살자들'로 김정남 암살사건을 추적한다. 특히 영화는 용의자로 지목됐던 두 여성을 쫓아가며 이들의 삶에 주목한다.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암살자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돼 라이언 화이트 감독이 화상으로 참석했다.
'암살자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두 여성에 의해 피살당한 사건을 재구성해 암살의 실체를 추적하는 센세이션 추적 스릴러 다큐멘터리다. '더 케이스 어게인스트 8'로 선댄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라이언 화이트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프리미어로 공개됐던 이 영화는 국내에서 오는 8월 개봉하게 됐다. 라이언 감독은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해서 기쁘다"라며 "미국 사람들 같은 경우는 암살 사건에 대해 초반에 소식을 접했지만 많은 내용을 알지 못했는데, 한국 분들은 이 내용에 대해 더 많이 접하고 익숙할 것 같아 이 영화가 어떨지 궁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정남 암살사건에서 시작된 영화는 두 여성의 삶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그렸다. 라이언 감독은 영화가 다룬 본질에 대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정치적 암살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그 전에 궁극적인 질문은 용의자로 지목된 그 여성들이 누구였는지, 이 암살 사건이 있기 전에 어떤 사람인지, 이들이 어떻게 사건의 일부가 되었는지 주목을 하고 싶었다"며 "처음 사건이 일어나고 암살이 됐다고 했을 때 당연히 북한 체제에 공조한 공작원이라고 생각했고, 그들도 얼굴에 한 행동(손으로 얼굴을 만진 행동)으로 김정남이 죽은 건 인정한 부분이다, 그런데 그 전에 이 사람들이 어떻게 이 사건에 이르게 됐고, 재판에서 미스터리와 이 사람들의 본질에 대해서 더 주목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라이언 감독은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진 계기에 대해 "처음에는 두 여성이 이 암살 사건에 가담했다는 것 자체가 일생에서 본 사건들 중에 가장 헤드라인을 끌었다, 사건 당시인 2017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었는데, 이 소식이 아주 짧은 기간 주목을 받고 사라져서 미국 사람들은 그 뒷 이야기를 모른다"며 "이후 2017년 하반기에 한 탐사보도 저널리스트가 관련 기사를 냈고, 연락을 해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용의자였던 여성이 깜짝 카메라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더라, 그래서 이게 진실인지 거짓말인지 다루는 것부터가 다큐멘터리로서 얘기할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이후에 두 사람의 변호사 팀, 그리고 '존'이라는 언더커버 정보원도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감독은 이어 "사실 처음부터 이 사람들이 거짓인지 혹은 진실인지 믿었다고 묻는다면 정확하게 말할 수 없겠다"면서도 "하지만 그렇든 아니든 이 이야기에 대해서 따라가는 게 매력적이라 생각해서 2년 동안 말레이시아에 매달 한 번씩 재판에 가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이 다큐멘터리에 출연을 결심한 두 여성인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에 대해선 "두 분도 영화를 봤는데,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본다, 처음에는 인도네시아어와 베트남어로 번역이 되지 않은 상태라 대략적으로 봤을 것"이라며 "이후 2020년에 선댄스에서 프리미어를 했는데 제가 두 사람에게 아무래도 영화의 전반부 같은 경우는 유죄, 무죄인지 모르는 서스펜스를 주고, 점점 무죄라고 믿게 되는 그런 경험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는데 둘다 긍정적으로 보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티는 이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고, 도안은 이 얘기를 좀 더 하려는 편이었다"고 전했다.
라이언 감독은 직접 수천장의 대화 자료를 직접 확인하고, 1000시간이나 되는, CCTV가 담긴 DVD 영상을 받아 몇 달 동안 두 여성과 북한 사람들, 운전기사 등의 모습을 찾고 타임라임을 꾸미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과정에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자료를 직접 읽으며 용의자로 지목된 이들이 진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했다는 것인지에 대한 증거 자체가 부재했다"면서 "몇 년 동안 조사를 하면서 점점 더 (무죄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 이 영화를 만들기로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여성들이 유죄라고 거의 생각했다, 그리고 판사가 두 사람에게 변론을 준비하라고 하기 전까지 1년이 걸렸는데, 그 사이에 (취재를 하면서) 유죄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더라"며 "말레이시아 같은 경우는 판사가 유일하게 모든 판결을 할 수 있는 전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어서 100% 유죄로 봤고, 무죄일 수 있는 뉘앙스가 하나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나는 1년이 지나고 무죄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말레이시아에서는 교수형에 처할 수 있는 분위기라 굉장히 난처해졌다"면서 "(영화에서) 무죄라고 얘기하는 플로우에서 갑자기 교수형에 처하고 영화가 공개되면 어떻게 하지 싶었다, 제 인생에서 오래 영화 작업하면서 가장 놀랐던 순간이 시티가 석방되는 순간이었다, 정말 아무도 몰랐고 판사도 놀랄 정도여서 터닝포인트처럼 느껴졌다"면서 "그 이후에 도안도 비슷하게 석방이 됐는데, 만약 정말로 그들이 사형이 됐다면 이 영화가 개봉이 됐을지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라이언 감독은 '북한의 반응이 있었냐'는 질문에 "북한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나 답변도 받은 적이 없었다"며 "말레이시아에서도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많이 물어봤으나 카메라 앞에서 얘기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전에 패턴들을 봤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충분히 이 영화를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언 감독은 "절대 저는 이후에 북한 관련 후속작을 만들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제작하면서 가장 두렵고 힘들었던 순간을 겪었고, 사실 미국에서 개봉할 때까지 굉장히 어려웠다"며 "소니 해킹 사건도 있어서 북한과 정치적인 이슈로 굉장히 두려워하는 게 있었고 영화 만들면서도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차기작은 가볍고 재밌는 주제라며, 화성에 15년 동안 남겨진 로봇을 다룬 작품으로 내년에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라이언 화이트 감독은 '한국인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보길 바라나'라는 질문에 "미국에서도 위협적으로 보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정치적인 상황 속에서 높은 뉴스로 다뤄지며, 김정은이라는 존재를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취재하고 촬영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까지 지정학적으로 정치적인 걸 알게 됐다"면서 "한국 관객들이 정치적인 것도 있지만 두 여성의 삶에 대해서 좀 더 전달하고 정치적인 백그라운드 안에서도 (두 여성에 대한) 부분들에 대해서 조금 더 주목을 해서 보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오는 8월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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