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2020.1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심 선고가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심에서 15개 혐의 중 11개의 유죄가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정 교수가 2심에서는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엄상필 심담 이승련)는 오는 11일 오전 10시30분 정 교수의 항소심 선고를 진행한다. 앞서 검찰은 정 교수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심서 인정된 표창장 위조, 뒤집을 수 있을까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정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실형 선고를 받은 정 교수는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정 교수가 받는 15개 혐의 중 딸 조민씨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를 포함한 11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2심에서도 표창장 위조 관련 혐의 공방이 가장 치열하게 이뤄졌다. 정 교수 측은 2심에서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특정된 2013년 6월에는 표창장 파일들이 발견된 PC가 동양대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PC에 할당된 IP 주소와, 위조 시기 한달 전께 정 교수가 동양대에 있었던 때 PC가 사용된 내역들을 제시했다.

할당된 IP 주소 끝자리가 137인 경우 뿐 아니라 112로 끝나는 경우도 있어 방배동 자택에서 다른 장소로 PC가 이동했고, 이동한 PC에서 제3자가 표창장 파일들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또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할 당시 PC가 정상 종료 직전에 외부 USB로 접속한 흔적이 있어 PC가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했다. 2심 재판부가 정 교수 측이 제시한 근거를 토대로 PC가 방배동에서 동양대로 이동했다고 볼 가능성도 있다.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이 지난2019년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후보자 딸 동양대학교 표창을 공개하고 있다. 2019.9.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그러나 조교 등을 포함한 제3자가 정 교수 아들 조모씨의 동양대 최우수상 상장 파일을 갖고 조씨의 표창장을 위조할 이유가 없고, 당일 PC 사용 내역에 정 교수가 지인과 나눈 문자메시지 대화 캡쳐 파일, 단국대·KIST 인턴십 확인서 파일 등이 있어 PC 이동이 인정되는 것만으로 위조 혐의를 벗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만약 정 교수 주장대로 2심이 검찰이 압수수색한 PC 2대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더라도 또 하나의 산을 넘어야 한다. 바로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등 동양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1심은 정 교수에게 표창장을 발급하거나 분실한 표창장의 재발급을 승낙한 적이 없다는 최 전 총장과,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말한 동양대 직원·조교들의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해 PC가 위법수집증거라고 하더라도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다.

따라서 정 교수가 표창장 위조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PC가 위법수집 증거라는 점과 최 전 총장 등 관련자들의 증언 신빙성이 없다는 점을 인정받아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YTN 캡처)2019.9.5/뉴스1

◇정경심과 공모 인정된 조국…2심 판단 달라질까
2심 선고의 또 다른 중요 쟁점은 정 교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공모 인정 여부다. 정 교수가 받는 혐의는 크게 입시비리, 사모펀드, 증거인멸·은닉으로 나뉘는데 1심 재판부는 입시비리와 증거인멸 관련 혐의에서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의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구체적으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확인서 위조, 이 허위 확인서들을 제출해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 그리고 자택과 사무실 PC에 보관 중이던 자료 '은닉교사' 혐의다.

그 중 최근 조 전 장관 재판에서도 가장 논란이 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허위 작성 혐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23일 재판에 출석하며 "13년 전인 2008년 하반기 딸에게 인권동아리를 만들라고 권유하고 북한 인권·사형폐지 등에 대한 공부와 활동을 시켰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 전 장관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조씨의 친구 장모씨는 "조씨를 (2009년 5월)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에서 본 기억이 없다"면서도 정 교수 측이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했다는 증거라고 한 세미나 동영상 캡처사진 속 여성은 "조씨가 90% 맞다"며 다소 오락가락한 진술을 했다.

이틀 뒤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세미나에서 조씨와 이야기를 나눈 기억은 없지만 조씨는 세미나에 분명히 참석했다"고 했다. 조민의 또 다른 친구 박씨도 검찰 조사에서 처음에는 동영상 속 여성이 조민이 맞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의 이 같은 증언이 재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1심은 세미나에 참석한 두 사람이 조민을 본 기억이 없다고 진술한 점, 동영상 속 여성은 검은색 재킷을 입고 있는데 조씨 고등학교의 동복과 하복은 회색과 흰색인 점, 비슷한 시기에 촬영한 졸업사진에는 조씨가 단발인데 동영상 속 여성은 장발인 점 등을 근거로 동영상 속 여성이 조씨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가 동영상 속 여성이 조씨라고 판단하더라도 문제가 남는다. 조씨의 세미나 참석여부 뿐 아니라 실제로 조씨가 인턴활동을 했는지가 주요 판단대상이기 때문이다.

확인서에 기재된 인턴활동 기간은 2009년 5월1일부터 같은 달 15일까지로, 15일 세미나에 조씨가 참석했다고 가정해도 인턴활동을 실제 하지 않았다면 정 교수 재판에서 나왔던 유죄 판단이 뒤집히긴 쉽지 않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자녀 입시비리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7.23/뉴스1 © News1 구진욱 기자

정 교수는 조씨가 한인섭 당시 센터장으로부터 받은 과제를 수행한 것과, 조 전 장관이 2008년 10월 조씨와 장씨에게 사형폐지 운동과 탈북청소년 돕기 운동을 할 것을 지시한 것, 그리고 세미나에 참석한 것까지 모두 반영해 인턴십 확인서가 발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조 전 장관이 장씨와 조씨에게 지시를 한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조씨가 조 전 장관 지시대로 활동을 했다고 볼 자료가 없고, 이 같은 활동은 공익인권법센터의 정식 인턴 활동이 아니라 고등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에 불과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에게 이 같은 동아리 활동을 공익인권법센터의 인턴 활동으로 인정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한인섭 당시 센터장으로부터 동의도 받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한인섭 당시 센터장이 검찰 조사에서 조씨를 소개받은 적도 없고 조씨에게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점, 장씨가 "세미나 참석 외에 한영외고에서 조씨와 함께 세미나 준비를 위한 스터디를 한 적 없다"고 진술한 점 등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장씨는 지난달 23일 조 전 장관 부부의 재판에서도 '스터디는 한 적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유지했다.

정 교수 측은 조 전 장관이 주무교수로서 그간의 활동을 고려해 재량으로 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2심 재판부가 인턴확인서의 기재 내용과 다소 활동 내역이 차이가 있더라도 조 전 장관에게 인턴 활동을 인정해줄 재량권을 인정할 경우 허위 인턴확인서 혐의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량권이 인정된다면 다른 허위의 인턴확인서 관련 혐의들에 관해서도 교수들의 재량권도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입시비리 관련 혐의가 전부 유죄로 나온 1심 결론이 크게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 '사모펀드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2019.9.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우국환 회장, 군산공장 가동 예정 사실 알아"

정 교수는 2018년 1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로부터 군산공장 가동 예정이라는 미공개정보를 듣고 WFM 실물주권 12만주를 우국환 신성석유 회장으로부터 매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1심은 우 회장이 12만주 중 10만주에 관해 조범동씨 요청에 따라 개인적으로 정 교수와 정 교수 동생에게 매각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 등을 근거로 매도인이 코링크PE가 아닌 우 회장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우 회장은 군산공장이 가동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우 회장으로부터 주권을 매수할 때 정 교수와 동생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 교수 측은 우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군산공장 가동 사실을 몰랐다고 한 부분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우 회장이 주식을 팔았지만 WFM에서 손을 떼려고 한 게 아니라 펀드 형태로 들어가 출자지분을 유지하고 있는 최대주주이고,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군산공장이 가동될 것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조범동씨 증언을 근거로 들었다.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는 회사 내부 주요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팔아 이익을 얻거나 손해를 회피한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주식 매매의 상대방, 정 교수의 경우 우 회장이 이 그 같은 사실을 알았다면 미공개정보 이용이 아니다.

따라서 우 회장의 검찰 진술에도 불구하고 군산 공장 가동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었다고 판단되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벗을 수 있다. 우 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더라도 정 교수 측 주장대로 군산공장 가동 예정 소식이 언론에 보도가 됐기 때문에 미공개 정보가 아니라고 판단돼도 무죄가 나올 수 있다.

만약 형량이 가장 무거운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가 무죄로 나온다면 정 교수의 형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