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광화문역 인근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스1 윤지원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노선웅 기자,윤지원 기자 =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상권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추가 연장과 광복절 연휴 집회 예고에 따른 이중고를 우려하고 있다.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한 거리두기 4단계가 오는 22일까지 2주간 연장된 가운데, 14~16일 광복절 연휴기간 광화문광장 주변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집회 여파로 매출이 크게 급감할 수 있어서다.

세종대로 인근에서 중식당을 운영 중인 60대 남성 A씨는 7일 "주변이 여행사라 예전에는 차 댈 곳도 없을 정도로 붐볐었다"며 "오늘은 짜장면 10그릇정도 판 거 같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일부 단체가 근처에서 크게 집회를 열고나서부터 손님이 싹 끊긴 것 같다"며 "코로나19 탓도 있겠지만 시끄러워서 그런지 사람 자체가 없다"고 토로했다.

근처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50대 윤모씨도 "경찰이 차벽을 세우면 가게 앞이 가려져서 피해를 많이 봤다"며 "손님들이 안에 가게가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시끄러워서 손님들이 끊겼다"며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모이지도 못하는데 (시끄러워서) 손님이 안 오니까 아예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식당가 주변 광화문빌딩 앞은 주말인 이날도 피켓과 마이크를 든 보수단체 관계자들의 시위로 소란스러웠다. 스피커에서는 "국민혁명당 당원 모집" 등 외침이 들려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당대표인 국민혁명당은 광복절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예고한 단체 중 하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30여개 단체가 268건의 서울 도심집회를 신고했으며, 이중 183건(11만7600명 규모)은 서울시의 집회금지 대상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앞서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거리두기 단계와 무관하게 광복절 연휴 기간 2인 이상 집회 및 시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7일 오후 광화문광장 맞은편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식당가가 한산한 가운데 광화문빌딩 앞의 시위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 뉴스1 노선웅 기자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40년째 복집을 운영하는 임재환씨(71)는 "한때 정치인들과 장차관급 인사들도 많이 왔었는데 거리두기 4단계 이후로는 직장인들도 잘 오지 않는다"며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 7월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아내 한완순씨(71)는 "집회를 하면 교통이 마비돼서 사람들이 오지 않으려고 해 장사가 더 안 된다"며 "이제 집회에 질려버렸다"고 했다.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5년째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국준후씨(37)는 "지난해 광복절 집회 당시 식사를 하러 온 손님이 많아서 매출이 급감하던 중에 반짝 늘어나긴 했었다"면서도 "찜찜해서 바로 다음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갔었다. 올해 집회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시작되고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거리두기 4단계 이후부터는 문을 여는 게 손해가 됐다"며 "인건비 부담이 커서 직원도 일주일씩 교대로 출근시키고 있다"고 했다.

7월12일부터 시작된 거리두기 4단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중식당 주인인 A씨는 "영업제한을 했으면 확실히 보상이나 지원을 해줘야지, 허구한 날 통제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씨는 지난달 자영업자 단체의 1인 차량시위를 두둔하며 "(정부 방침이) 잘못된 거면 데모도 하면서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확진자가 나오면 장사를 쉬어야 하니 어떻게든 나오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