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각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3단계를 9일부터 22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은 기존과 같지만, 일부 조치를 수정했다. 3단계 사전모임 인원 제한은 시간대 구분없이 4인까지만 허용된다. 직계가족 모임이라도 4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수도권 일평균 확진자 900명 아래로 줄이고, 비수도권은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확산세를 진정시키지 못한 정부가 거리두기 연장만을 택했다며 "현실에 타협하면서도 묘안은 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가) 현상 유지만 한다. 방역에 효과가 없을뿐더러, 방역 목표도 현실에 안 맞는다"며 델타형(인도) 변이 특성에 따라 국민 이동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숙고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3단계서 직계가족도 4명만…대면 종교활동 4단계 최대 99명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거리두기 조치의 연장으로 수도권은 계속 오후 6시 이전 4명, 이후 2명까지 사적으로 모일 수 있다.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도 오후 10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 비수도권 사적 모임은 전 시간대 4명까지 허용한다.
델타 변이 확산 등 방역상황이 엄중한 4단계에서는 예방접종 완료자도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예외를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2~3단계에서는 지역 상황에 따라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예방접종 완료자의 사적모임 예외를 조정할 수 있다.
새롭게 적용되는 조치로, 직계가족 모임도 3단계부터 4명까지 모일 수 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예외 없이 적용된다. 상견례는 3단계에서 8인까지 허용하는 임시 조치를 정례화했다.
3단계 기존 수칙상 사적 모임 금지 중 동거가족, 돌봄·임종, 스포츠 영업 시설, 예방접종 완료자만 예외를 인정한다. 현재 3단계인 비수도권에서는 직계가족 모임, 상견례를 한시적으로 허용해왔다.
돌잔치는 그간 전문점과 기타로 구분돼있던 방역수칙이 일원화돼 3단계에서도 16인까지 모일 수 있다. 권역간 이동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는 3단계에서 문체부 협의를 거쳐 시행할 수 있도록 조치됐다. 4단계에서는 개최할 수 없다.
헤어숍, 피부관리숍, 메이크업숍, 네일숍, 이용원 등 이·미용업소는 영업시간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4단계 밤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 대상이나, 대다수가 그 이전 영업을 종료해왔기 때문이다.
4단계에서 종교시설은 수용인원 100명 이하는 10명, 수용인원 101명 이상은 10%까지 대면 종교활동을 허용하되 최대 99명까지 허용한다.
시설 규모에 따른 차등을 두지 않아 형평성 지적을 고려한 조치다. 비대면 활동이 원칙이었지만 행정법원 판결에 따라 한시적으로 수용인원의 10%, 최대 19명까지 대면 활동을 허용해온 바 있다.
이외 임시 적용해온 일부 '4단계 조치'가 거리 두기 체계로 완전히 편입됐다.
특히 유흥시설로 분류된 단란주점·유흥주점·콜라텍(무도장)·홀덤펍·홀덤게임장은 한시적 조치가 아닌, 정규 조치로서 영업할 수 없다. 유흥시설 관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델타 변이로 인한 전파력 강화를 고려한 조치다.
◇묘안없는 연장에 '답답'…정부, 수도권 확진자 800명 발생 목표잡아
수도권 지역은 8일부로 4단계 시행 5주차를 맞는다.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면 2주 차에 발생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지금은 그런 통념이 깨졌다. 국민들의 긴장감이 느슨해졌고 사회·경제적인 피로도도 누적돼왔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에 속도가 붙으면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정부 계획상으론 9월 국민 70%(약 3600만명)의 1차 접종, 11월 2차 접종 완료 가능하다. 따라서 9~10월까지는 확산세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짧고 굵게 확산세를 감소세로 전환하려면, 사회·경제적 피해를 보상한다는 전제 아래 사적 모임 규제를 강화하고 다중이용시설 운영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민에 모임, 이동 자제를 권하는 메시지일 뿐 실제 활동을 규제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발생 규모를 크게 줄일 수단은 아니라는 평가다.
그런데도 정부가 묘안없이 현 정책 연장을 택한 데는 국민적 피로도와 확산세 장기화만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의 질의에 "현 유행에는 델타 변이와 휴가철이 맞물려있다. 8월 말은 지나야 확산세가 돌아설 것"이라며 "긴 호흡으로 방역대책을 3~4주 간격을 정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마스크 착용을 권하며 접종을 충분히 하는 전략이어야 한다. 정부의 커뮤니케이션이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뉴스1>과의 통화에서 "확산세를 가라앉히긴 힘들다. 1~2주 전의 환자 수로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 정책을 내니 실패한다. '가렴주구(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음)'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뉴스1>에 "이번에는 확산세를 감소세로 전환할 요인이 전혀 없다. 휴가철이 지나면 환자도 늘 텐데, 최악의 경우 9월, 10월까지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 교수는 "영국이나 호주처럼 출근을 차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선 현재 일일 확진자 규모를 1000명 안팎으로 줄여도 재확산할 공산이 커 큰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거리두기 연장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수도권 일평균 환자를 900명 아래로 줄이며, 비수도권의 환자 증가세를 멈추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은 환자 수가 줄고 있다. 7월에는 900명대를 보였다"며 "이 수치를 800명대로 떨어뜨리면 (거리 두기) 단계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적 모임 제한이 기대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들은 숙고하고 있는 부분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델타 변이가 우세 종으로 전환된 현재 상황상 사적 모임 제한이 다중이용시설들에 대한 규제보다 약한지 아니면 변이 자체가 기존의 방역 조치의 효과성을 떨어뜨리고 있는지에 대해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823명으로 역대 세 번째 최다 발생 규모를 기록했다. 전일 1704명보다 119명, 1주일 전 1539명 대비 284명 폭증했다. 1800명대에 올라선 것은 지난 7월 28일(0시 기준) 역대 최다치였던 1895명 발생 이후 열흘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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