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첫 정책토론회 일정을 둘러싸고 당 지도부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겉으로는 경선준비위원회와 지도부의 월권 논란으로 비치지만 정치권에서는 최근 당내 예비후보들의 정책토론회로 촉발된 지도부와 국민캠프(윤 전 총장)의 갈등을 일종의 '파워게임'으로도 분석한다.
정책토론회가 특정 후보에게 유불리한 차원을 떠나 윤 전 총장이 더는 이 대표의 전략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는 뜻이다.
13일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신경전은 입당 전부터 예견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윤 전 총장과 서울 광진구의 한 식당에서 치맥(치킨과 맥주) 회동을 했다. 두 사람은 통유리창으로 안팎이 훤히 내다보이는 식당을 찾았고, 그중에서도 창가 자리에 앉아 대화를 주고받았다. 해당 식당과 자리는 모두 이 대표가 전날 대학가를 직접 다니면서 낙점한 곳이다.
당시 윤 전 총장의 입당이 최대 화두였던 만큼 두 명의 회동은 극비리에 붙여질 수 있었지만 이 대표는 대학가를 오가는 수많은 시민이 쉽게 볼 수 있는 자리를 택했다. 윤 전 총장은 식당에 도착해 창가 자리라는 점을 알고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회동 내내 이 대표는 간간이 창밖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윤 전 총장은 어색해했다. 회동을 마친 두 명이 식당에서 나오자 수 십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에게 수차례 시민과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자고 제안했다. 윤 전 총장은 응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이 나란히 화기애애한 모습을 수백 명의 시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본 셈이 됐다. 국민의힘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 이 대표가 머리를 잘 쓴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제1야당 대표에게 '당했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당 밖에서 조금 더 시간을 가지면서 존재감을 끌어 올리려는 윤 전 총장의 계획이 한순간에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정치권 인사는 "그때 윤 전 총장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고 했다.
치맥회동 닷새 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가 지방일정으로 서울을 떠난 사이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입당 원서에 서명했다. 이 대표는 당황했다. 윤 전 총장의 '첫 반격'이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공고한 20~30대 팬덤의 이 대표에 날을 세우는 것은 외연확장 측면에서 불리한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이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 이후 지난 두 달 반 동안 11만명 이상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다. 30대 이하가 28%였다.
하지만 입당 후 지금까지 윤 전 총장이 보인 행보는 우측으로 편향된 측면이 있다. 윤 전 총장의 구설도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하지 않았다', '우한 바이러스' 등 중도 확장에는 불리한 쪽으로 이어졌다.
이는 윤 전 총장이 일단 당내 경선을 통과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상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후보들은 당 최종 후보가 선출되기까지 3차례의 경선을 거친다. 신입 당원인 윤 전 총장으로서는 경선 과정에서 기성 당원들의 표를 긁어모아 다른 후보들을 먼저 누르고, 외연확장은 그 이후 고민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 대표를 향한 당내 불신도 윤 전 총장의 '마이웨이'에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0선'의 이 대표는 대표직에 앉은 뒤 당내 주요 인선을 하면서도 애를 먹었다. 다선 이상 의원들이 '정치 후배' 이 대표를 '모시는' 그림을 꺼린다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이 대표가 '대변인 선출 토론배틀', '공천 자격시험' 공약을 밀어붙이면서 많은 의원들은 우려를 표했다. 기성 정치권에 도전하는 패기는 좋지만 정치 관행과 관례를 과소평가하며 지나치게 독선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차원에서였다.
윤 전 총장도 당내 이런 우려를 모르지 않았고 따라서 이 대표와 날을 세우는 것이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재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가급적이면 당 지도부와 원만하게 지내는 게 좋을 것"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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