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드샵에 전날 밤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된 모바일 신제품들이 진열된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갤럭시Z플립3, 갤럭시Z폴드3, 갤럭시워치4, 갤럭시버즈2. /사진=장동규 기자

<머니S리포트-韓·美·中 격동의 스마트폰 삼국지ⓛ上에서 계속>

샤오미의 도전장 “3년 내 1위한다”

최근 삼성전자에게 가장 경쟁심을 불태우는 곳은 샤오미다.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1~2%까지 좁혔다. 떠오르는 인도시장에서 28.4%의 점유율로 삼성전자(17.7%)에 앞서 1위를 지키는 업체이기도 하다. 2분기에는 라틴아메리카(300%) 아프리카(150%) 서유럽(50%) 등에서도 출하량 급증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가 7월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자 레이쥔 샤오미 CEO(최고경영자)는 전 직원에 서한을 보내 “세계 2위로 오른 것은 중요한 이정표”라며 “5년간 매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체 발전을 거듭한 샤오미는 제품 성능을 대폭 향상해 프리미엄 시장 부문을 개척하고 점유율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샤오미가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전날 발표한 미믹스4. /사진제공=샤오미
샤오미는 삼성전자의 이번 하반기 언팩 행사 전날 새로운 스마트폰을 발표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 회사는 2019년부터 갤럭시S 시리즈 언팩 날짜에 맞춰 자사 신제품을 공개해왔다.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이자 폴더블폰 중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UPC(언더패널카메라) 기술을 자사 프리미엄 모델 ‘미믹스4’에 탑재해 소위 ‘김 빼기’를 시도했다. 이 자리에서 레이쥔 CEO는 “앞으로 3년 안에 글로벌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상대는 따로 있는데… 중저가로 몸집 키우는 中폰

삼성전자는 중국업체들의 맹공에 다시 수세에 몰린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글로벌 지역별 시장 확보에 곤란을 겪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큰 타격을 입었느냐에 대해선 물음표다. 출하량이 아니라 매출 기준으로 살펴보면 시장의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매출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42% ▲삼성전자 17.5% ▲오포 8.2% ▲비보 8.0% ▲샤오미 7.6% 등의 순이다. 이어 2분기에는 ▲애플 41% ▲삼성전자 15% ▲샤오미·오포·비보 각 9%로 조사됐다. 두 분기 모두 삼성전자는 전년동기대비 2~2.5% 줄고 중국업체들이 각각 2~3%가량 늘었으나 아직 차이가 크다. 이미 1위임에도 두 분기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한 애플이 더 눈에 띈다.

오포 레노6(왼쪽)와 비보 X60 프로+. /사진=캡처
이는 중국업체들이 주로 중저가 모델로 세를 불린 결과다. 샤오미의 경우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가 삼성전자와 애플에 비해 각각 40%, 75%가량 저렴하다. 최근 샤오미를 포함해 중국업체들도 점차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곳은 가성비로 밀어붙일 수 있는 중저가 시장과 달리 더욱 까다로운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킬 기술력뿐 아니라 브랜드가 쌓아온 신뢰도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카날리스 측은 “샤오미는 프리미엄 모델의 판매량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인데 오포와 비보도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다”며 “이들은 샤오미와 달리 자사 브랜드 구축을 위해 ATL(TV 등 대중매체) 마케팅에 거금을 투자하려 하기에 샤오미로선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와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 /자료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오포와 비보의 경우 여전히 내수 비중이 높은 점도 앞으로 성장세에 걸림돌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를 종합하면 이 두 업체의 2분기 출하량에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6.3%, 52.2% 수준으로 추산된다. 샤오미는 자국 비중이 24.1%, 주요 해외시장인 인도의 비중이 17.7% 정도다. 출하량 대부분을 해외에서 올리는 삼성전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나름 고른 편이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중국업체들이 매출 비중을 포기하면서도 점유율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현재 부족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격으로 상쇄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정도 인지도를 구축한 후엔 좀 더 고가 모델로 매출 비중을 늘려나가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현재의 낮은 매출 비중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인다”고 짚었다.

2021년 2분기 세계 지역별 스마트폰 브랜드 점유율. /자료제공=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그래픽=김은옥 기자

위기는 곧 기회?

라이벌 애플이 강세를 이어가고 중국업체들이 호시탐탐 도전 기회를 노리는 와중에 삼성전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시장조사업체를 비롯한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갤럭시 기기 간 연결성으로 충성고객층 저변 확대(lock-in) ▲다양한 가격대 제품군 구성으로 글로벌 공략 대상 다변화 ▲폼팩터 혁신을 포함한 기술 리더십 유지 등이다. 중국업체 대상으로는 ▲개인정보보호 등 보안도 차별화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임 연구원은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은 가격에 민감해 당분간 중저가 모델 중심으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 이들 시장에서 중저가 모델 비중은 70% 이상”이라며 “경제력을 감안하면 트렌드가 빠르게 뒤바뀔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곳 사용자들이 적어도 4~5번 교체를 거쳐야 고가 모델에 가까워질 수 있어 신흥시장의 가격대 변동은 서서히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 갤럭시Z폴드3(왼쪽)와 갤럭시Z플립3.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새롭게 던진 승부수는 폴더블폰 대중화다.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그동안 구축해온 기술력과 노하우 및 공급망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분야다. 올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88%에 달할 전망이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이미 폴더블폰을 따라 내놨음에도 S펜 지원 등을 이뤄내며 ‘초격차’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역으로 중국시장에서 세를 넓혀나갈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맞수 애플의 첫 폴더블폰 출시 시점은 2023년으로 예측되고 있어 리더십을 다질 시간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맞대결이 예고된 아이폰13을 넘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에 발표된 갤럭시Z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강지해 한국IDC 연구원은 “이전까지 내구성·가격·이용성을 이유로 폴더블폰이 틈새시장에 머무른다고 봤으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가 올해 ‘폴더블 대중화’를 선언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구성은 꾸준한 개발을 통해 상당히 개선되고 있고 이용성도 개인에 최적화된 앱 사용 경험과 갤럭시 생태계 개선과 S펜 장착을 통해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올해는 폴더블폰 시장이 틈새시장에서 벗어나는 과도기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매력적인 가격대 책정 및 폴더블폰에 활용도가 높은 앱 개발과 함께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가져다준다면 시장 활성화를 가속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