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15일 제76회 광복절을 맞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양국관계는 지난 2018년 일본 정부의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2019년 8월) 이후 악화돼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취임한 지 11개월이나 지났지만 한일 양국의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계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올해 초부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바이든 행정부를 깊이 끌어들이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 왔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견제를 위해 동북아에서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7월 영국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계기로 약식 회담을 타진했지만 일본측의 막판 변심으로 무산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 하계 올림픽 참석 무산 과정에서 소마 히로히사 전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망언'으로 양측 간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최근 양국 정상의 대면 회담이 무산된 데는 무엇보다 양국간 문제 해결을 두고 양측의 입장차가 컸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 우선 해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원상 복귀하는 방안을 정상회담 성과로 담보하는 물밑 협상을 벌여왔지만 일본측의 거절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은 우리 법원의 강제징용 및 위안부 판결에 대한 해법을 우리 정부가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달 19일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계기 방일 무산 배경을 설명하면서 "양국 간 역사 현안에 대한 진전과 미래지향적 협력 방향에 대해 의미 있는 협의를 나누었다"고 말해 향후 개선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단 여지를 남겼다. 도쿄올림픽도 무관중으로 인해 욱일기 논란 없이 무사히 끝이 난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문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측에 관계회복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고 이를 통해 양국 간 물밑협상이 시작될지가 주목된다. 이번 광복절은 문 대통령에게 임기 내 마지막 광복절인 만큼 한일관계에 있어 미래지향적 관계 회복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스가 총리가 광복절이자 일본의 '종전의 날'인 15일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본 현지 보도가 나온다.
올림픽 계기 양국 관계의 개선 모멘텀을 마련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아직 두 정상이 참여하는 다자회의 기회가 남아있어 아직 불씨는 살아있다.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가 예정돼 있고,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G20 정상회의도 열린다. 또한 한중일 정상회의도 올 하반기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양 정상이 만날 수는 있겠지만 성과보다는 안정적인 '관계 관리'가 양측 모두에게 목표가 될 거라고 봤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도쿄 올림픽 참석을 두고 허들을 높여놔서 성과가 없으면 만나지 못한다고 했기 때문에 성과가 없으면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정상간의 만남을 추진하는게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반전을 노리기보다는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관리를 통해 다음 정권으로 (한일관계가)이어질 수 있을지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문 한신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는 "양 정상이 만난다고 해도 얼굴을 붉히지 않을 정도로 관리하는 정도일 것"이라면서 한국과 일본 모두 국내선거 국면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관계개선은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일본은 중의원 선거가 9월말에서 10월 초쯤이고 우린 대선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양쪽에서 이견이 크기 때문에 (선거국면 속에서) 문제해결이나 관계 개선의 안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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