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8.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이 '다중분열' 위기에 빠졌다. 이준석 대표와 대권주자 간 진실공방에서 시작한 불씨가 당 대표에 대한 집단 반발로 번지면서 내부 감정싸움이 위험수위로 치닫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내홍은 지도부, 대권주자, 계파 간 갈등이 실타래처럼 뒤엉켜 이전투구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8월 말 대선경선이 막을 올리기도 전에 '원팀' 구호가 와해되면서, 보수진영 전체가 자중지란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18일 국민의힘은 이른바 '저거(저것) 논란'으로 아침부터 파열음을 빚었다. 당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저거 곧 정리된다'는 통화 문구와 관련해 "이준석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 후보"라며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저거 논란은 지난 10일 이 대표가 원 전 지사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저거 곧 정리됩니다'라고 한 말에서 불거졌다. 원 전 지사는 전날(17일) "이준석 당 대표가 내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고, 이 대표가 그날 밤 페이스북에 해당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갈등이 격화했다.

국민의힘 집안싸움은 최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 대표가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선경선 토론회를 두고 마찰음을 빚자, 해당 논란은 '통화 녹취록 유출', '계파 싸움'으로 악화일로했다.

당 지도부가 전날(17일) 18일로 예정됐던 정책토론회를 취소하고 25일 비전발표회를 열기로 의결하면서 내홍이 가까스로 봉합되는 듯 했지만, '이준석-원희룡' 갈등이 재차 터지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급기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 전 지사가 이 대표의 뒤통수를 치고 분탕질을 친다며 예비후보직에서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내 분위기가 한층 악화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 발언에 맞대응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8.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내부 갈등은 결국 당 전체로 퍼졌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이준석 리스크'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다. 한 재선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비공개 의총에서 이 대표의 잘못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절대 다수였다. 이 대표를 두둔하는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비공개 의총에서 이 대표 리스크가 너무 커졌다는 것과 현재 시끄러운 잡음을 당 대표가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이 대부분이었다"며 "저도 지역구 유권자로부터 이 대표를 비판하는 문자를 굉장히 많이 받는다. 그런 것에 대해 의원들이 굉장히 염려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내부 분열을 서둘러 해소하지 못하면 정당과 대권주자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는 패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준석-윤석열' 갈등이 표출되자 중도층이 등을 돌린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갤럽의 8월2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중도층 지지율은 28%로 더불어민주당(35%)보다 7%p 뒤졌다. 7월1주차 조사에서 국민의힘 33%, 민주당 30%로 우위를 점했지만, 한 달여 만에 중도층 표심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셈이다.

2030세대도 마찬가지다. 한국갤럽의 7월1주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20대 30%, 30대 26%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8월2주차에는 20대 23%, 30대 19%로 뒷걸음질했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 지도부와 대권주자들이 대여(對與) 투쟁이나 대선 승리에는 관심이 없고 당내 주도권을 쥐기 위해 '당 대표 흔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도로한국당, 도로태극기로 돌아갔다가는 어렵게 잡은 중도층은 다 뺐기고 자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반기 국회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1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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