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청와대는 20일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언론중재법(이하 언중법) 개정안과 관련 전날(19일)에 이어 또다시 "국회 논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삼권분립에 따라 입법부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으려는 행정부의 노력으로 비추어진다.
하지만 양측 간 상반된 의견이 오갈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결국에는 청와대가 현 언중법 처리 상황에 불만이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19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과 언론단체 등의 반발 속 언중법 개정안을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처리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20일) 춘추관에서 언중법에 대한 여러 번의 기자 질문을 받았으나 모두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는 답으로 갈음했다.
관계자는 '가짜뉴스를 척결하고자 한다는 언중법의 목적과 달리 가짜뉴스 진원지로 꼽히는 유튜브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규제는 제외된 데에 비판이 있다'는 등의 물음에 "(모두) 다 국회 논의 사안"이라고만 말했다.
'언중법이 결국은 문재인 정부의 비판적 보도를 막음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데에도 관계자는 "누구도 수혜자가 될 수 있는 만큼 누가 특별히 수혜자라고 얘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지난 18일부터 이어진 기자들의 언중법 관련 물음에 최대한 거리두기를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7일 한국기자협회 창립 57주년을 맞아 한국기자협회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언론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라고 언급한 데에 야당 등이 이를 언중법과 연관지어 유체이탈 화법이라면서 비판하자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날(18일) "대통령 말씀은 헌법에도 신문법에도 나와있는 조항"이라며 "언중법 상황과 상충된다거나 하는 기사들이 있던데 적절치 않은 비판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음날(19일) 오전에도 이 관계자는 '기협 축사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법안 자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라는 물음에 "기본적으로 국회에서 논의하고 의결하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단 같은 날 오후 내놓은 답변에서는 청와대의 속내를 사실상 표현했다.
관계자는 '언중법에 대해 세계신문협회나 국제언론인협회에서도 언론 자유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질문에 헌법(제21조)과 신문법(제3조)을 거론하며 "여길보면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두텁게 보장하면서도 언론에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책임도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구제가 충분하지 않아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 질문은 오전에 청와대로 전달된 후 답변은 언중법이 민주당에 의해 단독 의결된 다음 나왔다.
한편 문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첫 정식 만남을 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여야정 상설협의체 개최는 언중법 등을 포함한 여야 간 안건(의제) 이견으로 이른 시일 내 성사되긴 어려워진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20일) '협의체 개최 논의에 진전이 있느냐'는 물음에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문 대통령과 이 대표,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만나는 이번 협의체 개최는 당초 19일께 진행될 예정이었다. 여당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언중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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